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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영화 한 우물...한류우드’ 스타일 개척

중앙선데이 2012.08.11 22:39 283호 4면 지면보기
영화 ‘도둑들’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다. 놀라운 속도의 흥행 기세는 이번 주 중 1000만 고지를 찍을 전망이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에 이어 여섯 번째 1000만 관객 영화가 된다. 이로써 최동훈 감독은 강우석·윤제균 감독 등에 이어 최고의 흥행파워를 가진 감독 반열에 오른다.
자신이 가장 재미를 느끼는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파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은 최고 전문가에 이르는 길이다. 최 감독이 딱 그렇다. 그의 꿈은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서는 게 아니다. ‘재미있는’ 상업영화를 계속 만드는 것이다.

여섯 번째 '1000만 클럽' 영화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


사회적 메시지나 여운이 길게 남는 영화가 아니라 자신이 재미있게 만든 만큼 관객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 그게 최동훈 영화의 본질이다.
그는 주로 범죄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 사기꾼 이야기인 ‘범죄의 재구성’(2004), 도박꾼을 다룬 ‘타짜’(2006)에 이어 10명의 스페셜리스트 도둑이 300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훔치는 내용의 ‘도둑들’이 그렇다. 그가 범죄물에 천착하는 이유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사랑과 우정, 배신과 음모를 펼쳐놓을 수 있는 최적의 장이기 때문이다.

긴박한 전개, 귀에 감기는 차진 대사,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허를 찌르는 반전 등 그가 범죄의 영역에서 펼쳐놓는 이야기 방식은 상업 오락영화의 전형이다. 캐릭터에 맞는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배우들과의 교감을 통해 현장에서 시나리오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은 충무로의 모든 이가 인정하는 바다.

‘도둑들’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전지현만 해도 최 감독이 예니콜이라는 맞춤형 캐릭터를 입혀주고, 마음껏 뛰놀 공간을 만들어줬기에 주목받을 수 있었다.
최 감독은 또 관객들에게 익숙한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요소를 영민하게 차용할 줄 안다. 그리고 거기에 한국적 요소를 적절히 가미한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라고 하기엔 한국적이고, 한국 영화라 하기엔 할리우드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도둑들’은 ‘오션스 일레븐’ 같은 할리우드 케이퍼 무비(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화)의 요소를 차용했지만, 한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멜로 라인과 홍콩 누아르 풍의 총격액션을 가미했다.
최 감독에게 ‘도둑들’의 흥행은 아내 안수현 프로듀서(케이퍼 필름 대표)와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안 프로듀서는 관객의 눈에서 날카로운 조언을 했고, 그것은 영화를 매끄럽게 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찰떡궁합으로 1000만 관객 흥행을 이룬 이들 부부에게 다음 ‘과업’은 2세를 생산하는 일이란다.

봉준호·박찬욱·김지운 감독 등이 할리우드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도 자극이 된 듯하다. 그는 “할리우드가 불러준다면 ‘007’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그의 시선은 할리우드가 아닌, 다음 작품을 향하고 있다. “최고작은 언제나 다음 작품”이라는 모토를 가진 그는 화이트칼라 범죄를 다룬 차기작을 구상 중이다. 또 범죄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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