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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2년 전 방문한 쿠릴 … 독도와 달리 영유권 분쟁 공식화

중앙일보 2012.08.11 01:48 종합 4면 지면보기
2010년 11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일본과 영토 분쟁지인 쿠릴열도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 [쿠나시르 AP=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독도 방문 ‘모델’은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쿠릴열도 방문’이었다고 10일 복수의 외교 관계자들이 밝혔다.


독도와 일본 북방영토 차이는

 메드베데프는 대통령 시절인 2010년 11월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쿠릴 열도(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 중 하나인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를 전격 방문했다. 소련 시대를 포함해 국가원수로는 처음이었다. 당시 메드베데프는 “우리 땅에 내가 가는 게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일본은 바로 반발했다. 쿠릴 열도를 ‘북방영토’라 부르며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일본 정부는 러시아 주재 일본 대사를 일시 귀국시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대사는 나흘 만에 러시아로 귀임했다.



 메드베데프는 총리로 신분이 바뀐 뒤인 지난달 3일 또다시 쿠나시르 섬을 방문했다. 일본의 대응은 일본 주재 러시아 대사의 초치에 그쳤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그런 점에서 메드베데프의 경우를 염두에 둔 듯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쿠릴열도는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양국 간 영유권 분쟁 지역으로 공식화돼 있다. 협상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4개 섬 중 시코탄·하보마이의 2개 섬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물론 일본은 이에 반대한다. 그런 점에서 메드베데프의 쿠릴열도 방문은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시위였던 것이다.



 반면에 독도는 “한국의 고유 영토며 분쟁지역이 아니다”는 게 그동안의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독도는 쿠릴열도와 같은 ‘영유권 분쟁지역’”이란 인식이 국제사회에 확대될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일본은 자신들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선 더욱 강경한 실효지배 입장을 강구하고 있다. 민간 소유인 센카쿠를 정부가 매입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겠다고 지난 6월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센카쿠열도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필요에 따라 자위대를 이용하는 것을 포함해 국가 전체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노다 총리)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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