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학광산동굴

중앙일보 2012.08.07 17:17
광명시립합창단이 부르는 노래가 시원한 동굴을 가득 메웠다. 동굴 음악회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20분부터 30분간 열린다.



땅 속으로 한 발 내딛자 무더위 사라졌다

연일 30℃를 웃도는 폭염과 열대야가 도심을 습격하고 있다. 시원한 바다·계곡으로 떠나고 싶지만 선뜻 더위를 뚫고 길을 나설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 때문인지 도심 속에서 체감온도를 최소 영하 10℃까지 내려주는 이색 체험이 각광받고 있다. 이 중 ‘폭염 안전지대’로 소문난 가학광산동굴에서 보낸 40분은 오장육부까지 시원한 시간이었다.



30초 전까지 등을 타고 흐르던 땀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동굴 안에서 불어오는 얼음장 같은 바람 때문이다. 동굴입구에서 사람들은 ‘신기하다’며 연신 탄성을 내질렀다. 강원도 산중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달 28일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의 모습이다. 수도권에서 유일한 동굴인 가학광산동굴은 올해로 100년 된 동굴이다. 광명시청 공원녹지과 김상범 동굴개발기획 팀장은 “일제 강점기인 1912년 금·은·동·아연 등을 채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이후 72년에는 폐광돼 새우젓 창고로도 쓰이다 지난해부터 관광지로 개발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벌써 5만 명 이상 다녀갔단다.



가학광산동굴은 문화유산해설사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해발 180m에서 지하 95m, 50여 개의 동공(동굴 내 광장 같은 넓은 공간)으로 이뤄진 동굴은 현재 일부분만 개방하고 있다. 거센 냉동고 바람을 뚫고 동굴에 발을 들여놓으니 바람이 잦아들었다. 해설사는 “동굴 내부는 연중 12℃의 온도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머리를 드니 거친 암석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굴을 파내고 들어간 곡괭이 자국이 선명히 보일 정도다. 길은 곧 여러 갈래로 나뉜다. 해설사 없이 관람하다 길을 잃기 십상일 듯하다. 작은 동공 푯말을 따라가니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발 밑으로 까마득히 이어진 지하 갱도가 인상적이다. 간담이 서늘했다.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광경에 관람객은 쉽사리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발길을 돌려 큰 동공으로 향하니 점점 음악 소리가 가까워졌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광명시립합창단의 동굴음악회가 열린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일부러 오는 관람객이 있을 정도다. ‘기쁜 날’ ‘언더 더 씨(Under the sea)‘ ‘제주도 푸른 밤’등 노래가 동굴 가득 울려 퍼지자 관람객들은 박수로 흥을 더했다. 똑 똑.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리듬이 어우러지니 신비로움까지 물씬 풍겼다. 남편과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온 주부 박혜란(33·광명시 하안동)씨는 “더워서 움직이기도 힘든데 가까운 곳에 에어컨 200대 정도 틀어 놓은 듯한 폐광산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동굴에서 음악 감상까지 하니 이색적이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기뻐했다.



앞으로 가학광산동굴은 공연장·4D영화상영관·와이너리·모험프로그램을 갖춘 동굴 테마파크로 거듭날 계획이다. 가을부터는 등산과 동굴체험을 엮은 ‘보물창고를 찾아서’란 프로그램도 재개한다. 3시간30분 코스로, 예약만 하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5시

해설프로그램 : 매시 정각·20분·40분(점심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1시, 마지막 탐방 시간 오후 4시20분)

위치 :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27번지

문의 : 02-2680-6662



그 밖의 폭염 안전지대



한국민속촌 야간 공포체험 여름 단골 공포물 ‘전설의 고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한국민속촌야간 공포체험 관람객은 억울하게 죽은 윤씨 모녀의 한을 풀어주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각종 공포경험과 맞닥트리게 된다. 깊은 밤 예고 없이 등장하는 귀신 퍼포먼스는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 이달 31일까지(13·27일 제외) 오후 8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30분 단위로 운영된다. 예매는 옥션티켓에서 가능하다. 문의 031-288-0000



코오롱등산학교 실내빙장 높이 20m의 얼음벽이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곳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 최대의 실내 빙벽장이다. 빙벽장의 온도는 영하 10℃로 한여름에 겨울점퍼를 챙겨 입어도 한기가 느껴진다. 장비 대여료와 강습료를 포함, 일인당 6만 5000원의 비용으로 체험할 수 있다. 3시간 가량 소요된다. 문의 02-908-892



<글=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 사진=황정옥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