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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끄는 도심 속 피서지

중앙일보 2012.08.07 17:16
집 밖으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여름 더위를 식혀줄 다양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창경궁의 아침’ 공연 모습(왼쪽)과 서울대공원 ‘별밤축제’ 현장.



청아한 대금 연주로 아침 열고, 원숭이·기린과 밤놀이 하고

 휴가철임에도 폭염의 기세는 꺾일 줄 모른다. 주부 김준연(35·송파구 문정동)씨는 “차 타고 멀리 떠날 생각만해도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김씨처럼 도심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백캉스(백화점+바캉스)족’ ‘몰캉스(쇼핑몰+바캉스)족’과 같은 신조어까지 생겼다. 이에 도심 속 프로그램들이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야외 공연



 열대야로 잠을 설친 새벽. “양 한 마리, 양 두마리…양 천 마리”까지 세어봐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한다면 미련 없이 이불을 박차고 나와보자. 새벽 공기 마시며 고궁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 달 1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7시30분 창경궁 내 명정전과 통명전에서 열리는 ‘창경궁의 아침’을 만나기 위해서다. 연주자의 호흡까지 들을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다. “제왕도 부럽지 않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주최측인 국립국악원의 설명이다.



 대금독주곡 중 최고로 꼽히는 ‘상령산과 청성곡’, 봄하늘을 나는 샛노란 꾀꼬리의 아름다운 자태를 독무로 표현한 궁중무용 ‘춘앵전’, 그리고 2010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가곡 ‘태평가’와 민속음악의 꽃 ‘거문고 산조’, 풍류음악의 백미 ‘영산회상’과 ‘천년만세’까지. 국립국악원 단원 20여 명이 무대를 꾸미고 숙명여대송혜진 교수(8월 11일, 9월 1일)와 전남대학교 이용식 교수(8월 18·25일, 9월 8일)가 공연해설을 맡는다. 다음 달 1일 통명전 공연(3만원)을 제외한 모든 공연의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예약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www.gugak.go.kr)에서 할 수 있다.

▶ 문의=02-580-3300





동물 체험



 평소 아프리카 야생을 체험해보고 싶었던 당신. 거기에 연이은 무더위로 잠까지 설치고 있다면, 아이들과 함께 서울대공원을 찾아보자. 이달 26일까지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에서는 ‘야성이 살아 숨 쉬는 아프리카의 밤‘을 주제로 ‘별밤축제’가 한창이다. 아프리카를 연상케 하는 야자수 우거진 입구에 호랑이, 늑대 맹수들의 울부짖는 소리까지.



 동양관 실내에 들어서면 원숭이·악어·인도왕뱀 등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들도 만날 수 있다. ‘우르르 쾅쾅’천장에서 갑자기 쏟아지는 소낙비에 열대 우림의 스콜을 피하다 보면 어느새 더위는 저만치 물러가 있을 것이다. 비가 오고 천둥이 치면 원숭이들은 ‘꽥꽥’ 소리를 지르며 나무와 밧줄을 타고 이리저리 옮겨 다닌다. 사람, 동물 할 것 없이 혼비백산인 이곳은 그야말로 야생 그 자체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들과 야외에서 사진도 찰칵, 이에 더해 매일 오후 7시(금요일 제외)면 사자와 호랑이의 저녁 식사도 구경할 수 있다. 2층 관람대에 올라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기린과 마주하며 기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덤이다. 이 모두 매일 밤 10시까지 서울대공원 서울동물원 야간개장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이색 체험거리다. 부모와 아이, 사육사가 하룻밤을 지새우며 동물원의 하루를 체험하는 ‘한여름밤 동물원 1박2일 캠프’는 이미 300명의 참가인원이 다 모집됐을 정도로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다.

▶ 문의=02-500-7338



 

야간 산책



 올해의 코드는 단연 ‘힐링’이다. 조용한 야간 산책길을 걸으며 심신을 다스려보자. 한낮의 무더위가 조금은 가신 여름 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달빛과 별빛을 바라보며 걷는 것도 하나의 낭만이 될 수 있다. 양천구에서는 10월까지 매월 2·4주 목요일(오후 7시30분)마다 ‘여름철 야간산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양천공원에 모여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친 후 갈산공원 팔각정과 계남공원 생태통로 등을 거쳐 되돌아오는 약 5㎞ 거리의 2시간 산행코스이다. 산행리더와 숲해설가가 함께 참여해 길 안내를 돕고, 등산 관련 기초 지식을 알려준다. 산행 중간마다 있는 휴식지점에서는 숲해설가가 산길 속에 담긴 자연과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야행성 동식물의 이름과 특성 등 야간 생태계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야간산행프로그램은 양천구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양천구 홈페이지(www.yangcheon.go.kr)나 양천구청 공원녹지과로 신청하면 된다.

▶ 문의=02-2620-3588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국립국악원, 서울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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