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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 활동으로 미국 예술대학 합격했어요

중앙일보 2012.08.07 17:04
미국 프랫예술대에 입학한 김소라씨는 “미술에 대한 자신의 역량과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경험을 쌓는데 중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신창현씨 “촬영·편집·음악…풍부한 경험 강점”
김소라씨 “재료 가리지 않고 그려 독창성 뽐내”

미국의 예술대학은 다양한 교과 외 활동과 작품 포트폴리오를 중시한다. 최상위권 학교를 제외하면 SAT 성적이 필수가 아닌 학교도 많다. 포트폴리오가 우수하면 입시설명회 현장에서 합격통보를 하기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한 선배들은 “창의적이고 전공에 충실한 포트폴리오가 필수”라면서도 “학생의 다양한 경험이 예술을 표출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공과 관계없는 비교과 활동도 중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창현씨(워싱턴대 영화미디어학과)=화려한 연극 무대의 뒤편에서 바쁘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진다. 여배우는 화장을 고치고 남자배우는 갑자기 싸움을 시작한다. 코디네이터가 싸움을 말리는 가운데 매니저는 어서 무대로 나오라고 배우들을 재촉한다. 움직이지 않는 한 장의 그림에 불과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끌벅적한 스토리가 깨알처럼 숨어있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Washington University in St.Louis) 영화·미디어(Film&Media)학과에 재학 중인 신창현(20)씨가 고등학교 시절 그린 그림 ‘backstage’다.



 “7살 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미국 고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영화 콘티에도 매력을 느꼈고요. 한 씬에서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가 매력적이었거든요.”



 그가 입시 원서에서 부각하고자 했던 특징은 다양성이다. 전공 분야인 영화와 관련된 비교과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고교 진학 전부터 방학때면 대학에서 개최하는 영화 관련 캠프에 참가한 것은 물론 10학년 때는 교내에 영화 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직접 영화를 만들었다. 틈날 때마다 소설도 써 보고 이를 토대로 시나리오 대본을 작업해 완성작도 여럿이다. 이런 그를 눈여겨 본 학교 덕에 졸업을 앞두고는 뉴미디어를 주제로 한 정규 수업시간에 조교까지 맡았다.



 “영화에 관심을 갖고 편집 프로그램과 영상 촬영을 즐기다 보니 그쪽 분야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거든요. 수업시간에 이러한 기법을 처음 접하는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즐거웠죠.”



 6년간 배운 성악을 활용해 만든 음악CD 포트폴리오 역시 자신의 다양한 활동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 학생자치단체인 골드 키(Gold Key)의 일원으로 학교의 주요 행사를 도운 경험이나, 교내 기숙사장을 맡아 표창장을 받은 경력은 리더십과 사회성을 표현하는 데 유용했다.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성과로 졸업할 때 전교생 중 4명에게만 주는 표창장(Graduation with High Honors)도 받았다.



 미술전문대학(Art Conservatory) 대신 종합대학인 워싱턴대를 지원한 신씨는 SAT를 치르고 합격했다. 그는 “미술과 영화, 공부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며 “SAT점수가 일반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시되지 않을 뿐, 점수가 낮다면 명문대에 합격할 확률은 희박하므로 SAT와 비교과활동 모두 열심히 한다는 마음으로 도전해보라”고 조언했다.



김소라씨(프랫예술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수험생 시절에 워싱턴 DC에서 미 전역의 예술 대학들이 연합해 주최한 ‘포트폴리오 데이’가 열렸어요.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조언해준다기에 무작정 참가했죠. 행사장에서 제 작품을 살펴본 어떤 대학 입학사정관이 즉석에서 최종합격을 통보하더군요.”



 미국 프랫예술대(Pratt Institute) 커뮤니케이션 디자인(Communication Design)학과에 재학 중인 김소라(20)씨는 수험생 시절에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는 미국 예술 대학의 분위기를 피부로 깨달았다. SAT점수 없이 토플성적과 포트폴리오 20여 점, 에세이만 첨부해 지원한 대학 7군데에서 모두 합격통보를 받기도 했다.



 김 씨는 남들보다 늦게 진로를 결정했다. 중3 때 부모님과 미국 유학을 결정했을 땐 경영학을 전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10학년을 마칠 무렵에야 디자인을 전공하겠다고 결심했다. 자유로운 미국 고교의 예술 수업 방식에 반해서였다. “미술 수업시간에 주어진 점토 과제에 흥미를 느낄 수 없었어요. 그런 저에게 선생님께서 ‘네가 원하는 걸 자유롭게 해보라’고 말씀하셨죠.”



 재활용 휴지통에 있던 버려진 현수막이 보였다. 그 후 미술 수업 시간 2주 동안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새빨간 뒷면에 흰색 페인트로 자화상을 그렸다. 완성된 작품은 교내 아트쇼에 출품됐고 졸업할 때 학교 측의 요청으로 기증했다. 대학 원서를 작성하기 전까지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했다. 학교 미술선생님과 수시로 상의하며 매일 그림을 그렸다.



 “미국에서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았어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작품을 그리는 데 집중했죠.”



 주요 대회나 전시회도 모두 학교의 정보를 활용했다. 방학이 되면 한국에 귀국해서 데생과 정물화 등 기초화법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이렇게 작업한 수십 장의 그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포트폴리오를 제출할 때도 주제를 나눠 구성했다. 탄탄한 기초를 보일 수 있는 데생과 크로키 등을 한 데 묶고,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그린 그림에서는 자신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홍보했다. 수채화나 유화 등 같은 종류의 그림도 함께 모아 제출했다. 김씨는 “에세이에서는 어린시절부터 쌓아온 미술과 얽힌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었다”며 “미국의 예술 대학은 SAT 성적이 필수가 아닌 곳이 많지만 토플은 필수이기 때문에 80점(iBT)을 넘도록 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신창현씨의 주요 비교과활동



· 영화 관련 대학캠프참가 (Summer Camp)

9·10학년 여름방학. 9학년: 영화제작 캠프(New York Film Academy), 10학년: 예술 영화 캠프(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 시나리오 습작 (Scenario Portfolio)

10·11·12학년: 단독 집필한 소설과 시나리오 대본 샘플 여러 편 제출



· 영화동아리 활동 (Film Making Club)

10·11·12학년: 다양한 영화기법을 활용해 단편영화를 만드는 동아리장 역임, 고교졸업식장에서 축하영상 상영



· 교내 정규수업 조교 (‘New Media’ TA)

12학년: 뉴미디어 수업시간의 조교(Teacher’s Assistant) 활동, 다양한 영화편집프로그램 활용법습득



· 기숙사 대표 (Dorm President)

11·12학년: 해외유학생과 현지 학생간 교류 증대 노력, 고교 졸업식장에서 공로상 수상



· 학생 운영위원회 (Gold Key)

11·12학년: 학교 주요 행사 지원하는 학생 대표 단체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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