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후가 불안한 베이비부머, 국민연금 선납 급증

중앙일보 2012.08.07 02:02 종합 8면 지면보기
인천시 산곡동에 사는 전업주부 이모(52·여)씨는 이번 달 국민연금 보험료로 496만5540원을 낼 예정이다. 액수가 많은 것은 한 달분(8만 9100원)이 아닌 5년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기 때문이다.


7월 552명 신청, 작년의 5배
“퇴직금 있을 때 미리 내자”
3명 중 1명은 5년치 다 내

 지난달 임의가입자(자발적 가입자)로 국민연금 보험료를 붓기 시작한 이씨는 가입하자마자 보험료 5년 선납(先納)제도를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50세 이상 국민연금가입자에 한해 최대 5년치 보험료를 미리 목돈으로 낼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지난달 1일 시작됐다.



 이씨는 “남편이 탈 국민연금을 확인해 보니 월 120만원에 불과해 노후생활이 걱정됐다”며 “목돈을 그냥 갖고 있으면 이리저리 새나갈 것 같아 차라리 연금에 미리 넣어 노후 준비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선납 보험료는 생활비를 아껴 모아둔 적금을 헐어 마련했다. 이씨는 5년 선납기간이 지난 뒤 추가로 5년간 보험료를 더 내면 최소 가입기간인 10년을 채우게 된다. 그러면 62세부터 매달 16만원가량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국민연금 보험료 5년 선납제도에 노후준비가 부실한 50대 은퇴자들이 몰리고 있다. 선납기간은 종전 1년에서 현재는 1년부터 최대 5년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연금 가입자 중 552명이 연금보험료를 미리 내겠다고 신청했다. 하루 평균 27.6건으로 지난해(5명)보다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신청자 3명 중 1명(175건)은 5년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다 내겠다고 밝혔다.



 선납제도를 시청한 사람의 71%는 월소득이 180만원 이하인 서민층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상당수가 이씨처럼 목돈이 손안에 있을 때 연금보험료를 미리 내서 노후에 받을 연금액을 늘리려는 경우”라고 말했다.



 선납을 하면 내야 할 선납 보험료 총액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이자율(올해 2.8%)을 적용한 액수를 깎아줘 실제 보험료가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4년 전 직장을 퇴직한 김모(52)씨도 최근 30개월 선납을 신청했다. 퇴직금에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연금보험료를 매달 내기가 버거워지자 ‘있을 때 미리 내자’고 결심한 것이다. 그는 가입기간이 7년5개월로 최소기준(10년)을 못 채웠다. 김씨는 “남은 퇴직금으로 못 채운 30개월치 보험료를 미리 내놓으면 62세부터는 죽을 때까지 매달 23만원을 받을 수 있어 한시름 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납제도는 직장인이 이용하기는 어렵다. 직장인은 사업장에서 연금보험료의 절반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선납을 하려면 직장에서도 그만큼 목돈을 지급해줘야 한다. 현실적으로 기업들이 이를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