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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런던] 네이마르·기성용 한판

중앙일보 2012.08.07 01:37 종합 14면 지면보기


런던 올림픽 축구 최고의 떠오르는 스타를 가리는 한판 승부다. 몸값이나 인지도 모두 브라질의 네이마르(20·산투스)가 기성용(23·셀틱)보다 한 수 위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향후 각 팀의 중추가 될 두 선수의 대결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은 설렌다.

축구, 내일 새벽 브라질과 4강전
제2의 펠레, 네이마르
중원의 조율사, 기성용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한국과 브라질이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준결승을 갖는다. 멕시코에 이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개최국 영국을 승부차기 끝에 물리쳐 사기가 충천해 있다.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브라질은 매 경기 3골을 넣는 막강 공격력을 앞세워 준결승에 올랐다. 브라질의 ‘공격 축구’는 네이마르, 한국의 ‘밸런스 축구’는 기성용이 구심점이다.



 네이마르와 기성용의 포지션은 다르다. 네이마르는 측면 공격수이고 기성용은 중앙 미드필더다. 그러나 둘 다 각 팀의 간판이자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에이스다. ‘제2의 펠레’로 불리는 네이마르는 17세이던 2009년 산투스에 입단해 지난 네 시즌 동안 110골을 쓸어담았다. 지난해에는 팀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클럽대항전) 우승을 이끌며 남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가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네이마르는 지금까지 치른 올림픽 4경기에서 3골을 넣어 레안드루 다미앙(23·인테르나시오날·4골) 다음으로 많은 골을 넣었다. 머리 스타일만큼이나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능력이 출중하다.



 브라질을 상대하는 팀들은 네이마르를 집중 마크하다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내줘 골을 허용하기 일쑤였다. 홍명보 감독도 이를 경계하고 있다. 홍 감독은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네이마르가 좋은 선수인 건 분명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뛰어나다. 네이마르에게 집중하다 보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적절히 밸런스를 맞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마르가 눈을 현혹시키는 ‘스포츠카’라면 기성용은 강하고 실속 있는 ‘SUV’ 같은 존재다. 기성용은 압박과 조직력을 중시하는 한국 올림픽팀의 조율사다. 수비 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박종우(23·부산)와 함께 1차 저지선 역할을 맡고, 공격 시에는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과 호흡을 맞춘다. 부챗살 패스와 강력한 중거리 슈팅, 일대일 몸싸움 능력까지 갖춘 만능 미드필더다.



 기성용의 플레이를 본 외신기자들은 그를 스티븐 제라드(32·리버풀)와 곧잘 비교한다. 체격 조건이 좋은 데다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이 제라드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최근 공격력까지 눈에 띄게 향상돼 빅리그에서도 통할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성용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의 이적 제의를 받고 있는 기성용에게 이번 올림픽은 더 나은 무대로 향하는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맨체스터=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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