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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선 1080도 금빛 회전 … 한국 체조 역사 새로 쓰다

중앙일보 2012.08.07 01:32 종합 14면 지면보기
양학선이 7일(한국시간)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체조 도마 결선 2차 시기에서 스카 라 트리플(난도 7.0) 연기를 완벽하게 구사해 16.600점을 받았다. [연합뉴스]


한국 체조의 기대주 양학선(20·한국체대)이 런던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양학선은 7일(한국시간) 새벽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6.533점을 획득해 2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16.399점)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부터 참가해 온 한국 체조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마서 사상 첫 금메달
난도 7.4 기술 ‘양1’로 점수 벌려
관중 많을수록 신나는 무대 체질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착지가 불안했지만 자신의 독보적인 기술인 ‘양1’(난도 7.4)을 펼쳐 16.466점을 받았다. 2차 시기에서는 스카라 트리플(난도 7.0) 연기를 완벽하게 펼치고 안정된 착지를 해 점수가 나오기도 전에 금메달을 예감했다. 경기를 마치고 내려온 양학선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미리 축하를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양학선도 금메달을 자신했는지 태극기를 찾아 들고 기뻐했다. 이어 양학선이 1위로 나온 점수가 게시되자 경기장의 관중이 큰 박수로 새 챔피언의 탄생을 축하했다.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 남자 체조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학선(1m59cm·53kg)을 상징하는 말이다. 거침없는 말투와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양학선의 최대 장점이다. 그는 “연습을 많이 하지 않는다. 안 된다고 생각할 때는 아예 쉬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관중이 더 많을수록 힘이 난다고 이야기하는 그는 스스로를 ‘무대 체질’이라고 표현했다. ‘셔플 댄스, 관중석에 절하기, 도마에 키스하기’ 등 올림픽 우승 후 세리머니까지 미리 준비해놓는 등 큰 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하지만 그도 막상 금메달을 따게 되자 카메라에 하트 모양을 날리는 것으로 머릿속의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조성동(65) 체조 대표팀 총감독 역시 ‘겁 없는’ 양학선을 믿었다. 지난달 말 열린 올림픽 결단식에서 “대담한 성격은 양학선을 따라올 선수가 없다. 감독 생활 30년 동안 가장 끼 많고 대단한 선수가 양학선이다”라고 말할 정도다. 양학선도 “ ‘양1’만 제대로 성공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며 자신감 속에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하지만 양학선의 강한 모습 뒤에는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녹아 들어 있다. 전북 고창에 위치한 양학선의 집은 비닐하우스다. 하우스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산다. 크기는 작지만 벽마다 양학선의 사진과 메달이 빼곡히 걸려 있는 의미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양학선은 “아버지가 최근 우울증이 있으셔서 제 사진만 보면 우실 정도로 많이 힘드시다. 하루에 2, 3번은 집에 전화 드리는 등 가족과 자주 연락한다”며 부모님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양학선은 가족에 대한 걱정은 물론 ‘금메달’이라는 주변의 기대를 늘 등에 지고 살았다. 그러나 부담보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오히려 “여홍철 선배님의 기술인 ‘여2(공중에서 두 바퀴 반 회전)’을 처음 성공시켰을 때는 너무 기뻤다”며 “하지만 앞으론 도마 하면 여홍철이 아닌 양학선을 떠올리도록 만들겠다”는 미래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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