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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없는 나,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

중앙일보 2012.08.07 00:58 종합 26면 지면보기
2000여 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4일 뉴욕에서 강연하고 있는 닉 부이치치. [뉴욕중앙일보 이경아 인턴기자]


“세 번째로 물 속에 들어가 자살하려 했을 때 문득 슬퍼하실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라 죽을 수 없었다.”

‘사지 없는 행복 전도사’
닉 부이치치 뉴욕 강연



 ‘사지 없는 행복 전도사’ 닉 부이치치(Nick Vujicic·30)는 담담하게 말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팔·다리 없이 발가락 두 개만 가지고 태어난 그는 열 살 때 심각한 우울증을 겪다 자살 충동을 느꼈다. 집 안에 있는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그 속에 빠졌다. 두 차례 물 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떠오른 뒤 마지막으로 세상과 작별하려 한 순간 부모님이 떠올랐다.



 욕조에 있는 그를 발견한 부모님은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세상에서 네가 가장 아름답다.” 그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팔·다리가 없는 중증 장애인이지만 이 세상 누군가에겐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믿게 됐다고 한다.



전 세계를 다니며 희망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부이치치가 지난 4일과 5일 미국 뉴욕(퀸즈 한인교회)과 뉴저지(펠리컨 칼리지)에서 미국의 한인들을 만났다. 밀알선교단이 주최한 강연회에서다. 부이치치는 사지 장애인들을 위한 기관인 ‘사지 없는 인생(Life without limbs·lifewithoutlimbs.org)’의 설립자이며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강연회 사회는 한인 최초로 미국 폭스TV ‘아메리칸 아이돌 톱9’에 오른 한희준씨가 맡았다. 강연이 끝난 뒤 그를 만났다.



 - 어릴 때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했나.



 “나에게 팔·다리가 없고, 그래서 남과 다르단 것을 깨달았다. 심하게 좌절했다.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신앙이 없었다면 극복하기 어려웠을 거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부모님들도 자녀를 사랑으로 감싸주고 보듬어주길 바란다.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건 사랑이다.”



 - 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인데.



 “통계를 보면 미국 청소년의 55%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25%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문제다.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라는 거다. 누군가 당신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 하나님은 당신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 옷장에 늘 신발을 놔둔다고 하던데.



 “하나님께 팔·다리를 달라고 기도한다. 기적이 일어나 다리가 생기면 신을 신발을 늘 옷장에 넣어두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기적보다 신앙을 갖게 된 게 더 행복하다.”



 - 2010년에 한국을 방문했는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과 북한을 위해 기도 중이다.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두 곳 모두 방문하고 싶다. 무엇보다 한국은 내 책이 가장 많이 팔린 나라다.(웃음)”



 - 지난 3월 일본인 아내와 결혼했는데 어떻게 만났나.



 “자세한 이야기는 곧 출간될 두 번째 책 『멈출 수 없는(Unstoppable)』에 소개했다. 우울증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아내와는 어떻게 만났는지도.(웃음)”



 - 앞으로 계획은.



 “내년엔 25개 나라를 돌며 내 경험을 많은 사람과 나누려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희망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뉴욕중앙일보 이경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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