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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장의 LA 한인 2·3세 “부모님 나라로 생각한 한국 곳곳 둘러보니 나의 나라”

중앙일보 2012.08.07 00:32 종합 22면 지면보기
미국 LA에 사는 교포 조셉 신(오른쪽)씨가 이끄는 보이스카우트 트룹777 대원들이 6일 오후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6·25전쟁 체험전시관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한국스카우트연맹]


“조국의 허리를 가로지른 철조망을 보니 내 가슴도 찢어질 듯 아픕니다.”

또래 한국인 사귀고 한국전 체험



 6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 흐린 날씨에 이슬비가 내려 시계(視界)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북녘 땅을 묵묵히 바라보던 조셉 신(Joseph Shin·43)씨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신씨는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한인 교포다. 신씨와 함께 이날 통일전망대를 찾은 한인 2, 3세 청소년들은 6·25전쟁체험전시관과 갈 수 없는 북녘 땅을 보며 철조망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공부하자고 다짐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 소속 트룹777 대원인 이들은 3일 고성 잼버리장에서 막을 연 제13회 한국잼버리에 참가했다. 트룹777의 대장 신씨는 전체 40명의 대원 가운데 20명을 이끌고 왔다. 대원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신씨와 대원들은 잼버리 이외에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달 9일 한국에 온 이들은 강화도를 시작으로 탑골공원·용산전쟁박물관·고궁과 인사동 등 역사와 문화의 현장을 두루 둘러봤다. 강화도에서는 몽골 침입 등 조선의 아픈 역사를 배웠고 탑골공원에서는 나라를 목숨보다 중시한 선조들의 3·1운동 정신을 배웠다. 전쟁박물관에서 한국전쟁의 비극을 되새겼으며 YMCA와 함께한 부여·공주 등의 국토대장정을 통해 역사도 공부했다.



 국토대장정을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한국잼버리에 참석해서는 비슷한 또래의 한국 및 각국 청소년과 어울려 모험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제임스 킴(James Kim·16·팰리세이드고교 10년)군은 “나는 미국사람이라 생각했고 한국은 부모님의 나라라고 생각했다”며 “곳곳을 둘러보고 한국 대원과 생활하면서 한국이 우리나라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룹777은 신씨가 1995년 만든 스카우트 조직이다. 신씨는 "LA 한인타운의 교포 2, 3세 학생이 마약에 빠지고 불량배로 전락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며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기 전에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보이스카우트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이런 신씨에겐 최근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 2년 전 인사동 가게에서 만난 최은미(42)씨다. 둘은 지난달 22일 백년가약을 맺었고 신혼여행 대신 이번 여정에 따라 나선 최씨는 “신씨가 한인 청소년을 위해 하는 일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옆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잼버리= 스카우트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경이 1920년 런던에서 처음 개최했다. 4년마다 열리며 지난 3일 강원도 고성에서 개막한 제13회 한국 대회에는 41개국 1만여 명이 참가했다. 7일 저녁 폐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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