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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묻어두고 연금처럼 꺼내 쓰자 자산가들 30년 초장기 국채 눈독

중앙일보 2012.08.07 00:12 경제 8면 지면보기
30년짜리 국채가 나온다. 최근 세계경제 불안으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려 채권이 ‘귀하신 몸’이 되면서다.


내달 11일 첫 발행
개인도 증권사 통해 소액 투자 가능
장·단기 금리 역전 등 시장 비정상
금리 정상화 기다렸다 투자를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전문가는 투자를 서두를 것 없다고 말한다. 채권값이 너무 오른 데다 처음 발행되는 30년물이 안착하는지를 보고 투자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한다.



 6일 대신증권 소매채권 담당자는 “다음 달 30년짜리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자산가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채권의 분리과세 혜택 때문에 10년, 20년 국채에 투자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금리 급락으로 단기 차익을 얻은 이도 많다. 지난해 말 국채를 산 경우 여덟 달 만에 12%의 평가익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3000만원 이하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장기채 수요를 부추긴다.



 30년짜리 국채는 다음 달 11일 처음 발행되고, 이어 매달 4000억원 규모로 나온다. 30년 국채는 미국·일본·대만 등에서는 이미 활발히 발행 유통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제까지 만기 20년짜리가 가장 긴 국채였다. 개인도 10만원 이상 규모로 증권사 입찰 대행을 통해 투자할 수 있다. 정부가 개인 국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최소 입찰 금액 단위를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증권사가 사서 쪼게 파는 것을 매입해도 된다. 이 경우 마진이 붙어 조금 더 비싸다.



 30년 국채의 주요 투자자는 연·기금이나 보험사다. 하지만 전문가는 개인에게도 적합하다고 본다. 심재은 삼성증권 도곡지점장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는 장기국채로 현 수준의 금리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10년, 20년 만기 국고채는 물론 새로 나올 30년 만기 국채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만기가 긴 보험사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길게 보면 이것저것 떼는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장기국채에 돈을 묻고 연금처럼 사용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심 지점장은 “자산가뿐 아니라 월급쟁이도 장기 국채에 적립식으로 투자해 노후자산으로 쓰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금리가 단기 급락(채권값 상승)한 만큼 적절한 투자 시점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또 처음 나오는 채권이어서 발행금리를 예상하기도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10년짜리 국고채보다 0.2%포인트가량 높을 것으로 보아 3.9% 전후를 예상한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낮은 금리에 발행될 수도 있다. 서향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20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차이가 크게 줄어 30년물도 3.25% 밑으로 발행될 수 있다”며 “지나치게 눌려 있는 금리가 정상화됐을 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금은 물가연동채를 눈여겨보는 게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물가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원금과 이자도 늘어난다.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2%로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그만큼 채권값이 싸졌기 때문에 저가에 매수할 수 있다. 이학승 동양증권 연구원은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유가도 불안하다”며 “물가채는 하반기에도 매력적인 투자 자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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