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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차고서 … 옛 동거녀 성폭행한 40대

중앙일보 2012.08.03 00:01 종합 19면 지면보기
지난 5월 21일 오전 1시쯤 울산시의 한 다세대주택. 40대 남성이 몰래 들어와 방 안에서 잠을 자는 한 여성에게 다가갔다. “가만히 있어라. 소리지르지 마라”며 협박한 뒤 성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잠에서 깨어난 여성은 남자를 밀쳐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남성의 발목에는 성범죄자들이 차는 전자발찌가 채워져 있었다.


아동시설 접근 차단 기능만 작동

 울산 남부경찰서는 2일 헤어진 동거녀를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이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전력이 있었다. 트럭운전기사로 일하던 2004년 자신이 살던 울산시 동구의 한 주택에서 같은 집에 세 들어 살던 미성년자(16세)를 성폭행했다. 당시 이씨는 4년형을 선고받고 2008년 출소했다.



 그는 2010년 7월 시행된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법원이 전자발찌 착용을 결정해 지난해 3월부터 전자발찌를 달고 있었다.



 그러나 이씨가 차고 있던 전자발찌는 두 번째 성범죄를 막지 못했다. 제때 충전을 하지 않아 이씨의 위치가 실시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아동복지시설 접근을 차단하는 기능만 작동했다. 성폭행 사건이 있기 직전인 5월 16일 오후 10시40분쯤 보호관찰소 직원은 이씨에게 전자발찌 충전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씨는 “담당자가 직접 와서 충전하라”며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또 전자발찌를 차고 지난 2월 24일에도 이 여성 집에 들어가 직불카드를 훔쳐 유흥업소에서 400만원을 사용했다. 이때도 어떠한 제재를 받지 않았다. 울산보호관찰소 측은 “범죄 유형에 따라 전자발찌 기능은 모두 다르다. 새벽 시간 일반 주택 등에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전자발찌로 위치가 확인된다 해도 범행을 사전에 막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전자발찌 효용유지 의무 위반 혐의와 절도 혐의를 추가할 예정이다.



울산=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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