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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정당당한 경쟁이 올림픽 정신이다

중앙일보 2012.08.03 00:00 종합 30면 지면보기
런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이 ‘져주기 경기’를 하다가 세계배드민턴연맹(WBF)에 의해 전원 실격된 사건은 한마디로 부끄러운 일이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이 같은 고의 패배를 연출한 한국 선수 4명이 중국 선수 2명, 인도네시아 선수 2명과 함께 남은 경기에서 퇴출당한 것은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 당하는 창피다.



 이들처럼 다음 경기에서 껄끄러운 상대를 피하거나 가까운 경기장에서 손쉽게 시합을 치르기 위해 경기에서 일부러 져주는 것은 엄연한 승부 조작이다. 스포츠는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한다. 서로 최선을 다해 정정당당하게 겨뤄 승부를 내기 때문에 관객들이 열광한다. 이런 속성이 있는 스포츠에서 다음 경기를 보다 유리하게 치러 메달 획득을 손쉽게 할 목적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의 그릇된 행동은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물론 전체 한국 선수단과 지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밤잠을 설쳐가며 대표팀을 응원해 온 수많은 국민에게도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줬다.



 관련 선수들과 지도자들, 그리고 협회 임원들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종목에 걸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메달을 위해서라고 변명하지 말라. 메달은 정정당당하게 땄을 때에만 가치가 있다. 그리고 스포츠는 승리로 향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매 순간에 선수들의 땀방울이 맺혀 있다. 메달 획득을 빌미로 더 이상 스포츠맨십을 모독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 매달 지상주의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은 이번 사태를 보고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을 것이다. 각급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이를 반면교사로 삼도록 가르쳐야 한다.



 근대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은 우정·연대·페어플레이를 올림픽 정신으로 꼽았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배드민턴 관계자는 물론 모든 종목의 선수·지도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맨십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런던 올림픽 남은 기간 동안 한국 선수들의 정정당당한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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