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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많은 훈남' 정훈 유도 감독, 국민 감독으로

온라인 중앙일보 2012.08.02 13:26
선수들과 함께 울어줄만큼 정이 많다. 동글 동글하고 귀여운 외모로 주목 받고 있다고 일간스포츠가 보도했다.



유도계의 미다스의 손, 정훈(46) 감독 이야기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부터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이번 남자 유도 대표팀은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딴데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정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 팬들을 감동시켰다.



남자 66㎏급 준결승에서 조준호가 판정 번복으로 고개를 떨구자 꼭 안아줬다. 등을 두들겨 주며 위로했다. 조준호는 마음을 다잡고 동메달을 따냈다. 제자의 투혼에 정 감독은 먼저 눈물을 흘렸다. 조준호도 스승을 따라 눈시울을 붉혔다. 두 거구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정 감독은 이내 마음을 다 잡았다. 조준호 이외에도 그가 책임져야할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73㎏급의 왕기춘이 부상으로 쓰러졌을 때는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김재범이 81㎏급에서 정상에 오르자 활짝 웃으며 등을 두들겨 줬다. 김재범이 부상과 음주운전 파동 등으로 흔들릴 때 다잡아 줬던 것이 정 감독이다. 정 감독은 "젊고 혈기 왕성한 시기다. 그런 자갈 밭을 걸어봐야 고속도로도 달릴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용기를 심어줬다. 2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런던 노스 아레나에서 송대범이 90㎏급에서 정상에 오르자 관중석에서 앙증맞은 자세로 깡총깡총 뛰었다. 그리고 송대범이 달려와 절을 하자 정 감독도 맞절을 했다.



가족과 같은 정이 느껴졌다. 실제로 송대범과 정 감독은 동서지간이다. 정 감독의 막내 처제가 송대범의 부인인 것. 정 감독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고 태릉 선수촌에서 송대남을 봤다. 착하고 성실해보여 내가 처제를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처제를 소개시켜주니 압박감이 더 심했던 것 같다. 내가 많이 혼도 냈는데 매일 밤 11~12시까지 훈련을 하더라.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선수시절 정훈 감독은 세계 정상급 선수였다. 그러나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71㎏급 선수였던 그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과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를 2연패했다. 1993년에는 세계 선수권에서 정상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그러나 올림픽에선 시상대 가장 높은데 오르지 못했다. 그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71㎏급 준결승에서 헝가리의 버탈란 하이토스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값진 동메달을 따냈지만 그는 아쉬워했다.



27살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고 용인대학교 교수가 됐다. 그렇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코치를 했고, 2009년 9월 남자대표팀 감독이 됐다. 그리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네 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김주진(66㎏)부터 김재범(81㎏), 황희태(100㎏), 김수완(+100㎏)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런던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말한 정 감독은 제자들을 통해 자신이 못다 이룬 올림픽 정상의 꿈을 대신 이루고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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