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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왕 비결은 겸손·열심·호감 … 고객이 다 가르쳐 주셨죠

중앙일보 2012.08.02 04:04 6면
“안녕하십니까.” 그는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한다. 수입차 영업사원을 하며 고객에게 항상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고객들은 다 아세요. 제가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보면 호감을 느끼지 못하시죠.” 클라쎄오토 폭스바겐 압구정지점 이성래(38) 팀장 이야기다. 그를 지난달 20일 압구정 전시장에서 만났다.


[파워 셀러를 만나다]

폭스바겐 압구정지점 이성래 팀장

고객 만날 땐 “복장·표정·행동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말하는 이성래 팀장.


#1. 입사 후, 두 달간의 판매 교육을 막 마쳤을 때다. 지인에게 고객을 소개받았다. 현악기 수리업체 대표였다. 교육받은 대로 차량을 소개하고 구입 견적도 냈다. 초보 티는 어쩔 수 없는 법일까. 상담을 하며 간혹 서툰 모습을 보였다. 이런 모습에도 고객은 “좋은 차군요” “그렇군요”라며 설명을 들어줬다. 회사 들어와 처음으로 차를 팔았다. 직접 만든 상자에 자동차 등록증을 담아 선물했다. 이를 받아든 고객이 말했다. “사실 다른 영업사원에게 이미 차량 구입 견적을 받았어요. 할인 혜택도 그쪽이 더 좋았죠. 하지만 난 이 대리를 택했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거든요. 지금은 잘 알지 못하지만 앞으론 이 사람에게 차를 맡겨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2. 한 사내가 다리를 절며 전시장을 찾았다. 대형 세단을 본다고 했다. 그 날 따라 기분 안 좋은 일도 있었고 그가 차를 살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상담을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한 달 반이 흘렀다. 이때도 전시장에서 근무하는 날이었다. 전시장을 찾은 고객과 한참을 상담하다 보니 어디서 본 듯했다. 이 고객에게 대형 세단 2대를 팔았다. 계약 맺고 난 후에야 한 달 반 전에 본 사내와 이 고객이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고객이 조언했다.



 “당신이 이 일을 업으로 삼았다면 잘해야 해요. 명함을 주는 방법, 고객과 앉는 자리까지도 신경 써야죠. 처음엔 이 대리한테 차 사지 않으려고 했어요. 자동차 지식, 가격 제시 방법, 프로의식 모두 부족했거든. 두 번째 만났을 때 열정적으로 상담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지만요.”



 이 팀장이 입사 1년이 채 안 됐을 때 일어난 일들이다. 그는 “고객에게서 많이 배운다”며 “언제나 겸손하고 고객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그는 2007년 5월 입사했다. 지난해엔 한 달 동안 차량 7대 이상을 판매한 사원에게 주는 ‘Best of the sales’ 상을 11차례 받았다. 올해도 벌써 6차례 받았다. 판매 대수가 70대를 넘어 클라쎄오토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11년에 갑자기 실적이 좋아진 것인가.



 “아니다. 나의 무기는 ‘꾸준함’이다. 판매 대수를 조금씩 늘려왔다. 처음에도 매달 3, 4대를 팔았고 다음 해엔 5, 6대였다. 지난해 들어 7대를 넘어서며 상을 받아 그래 보일 뿐이다.”



-판매 비결이 뭔가.



 “수입차 영업사원은 많다. 고객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를 사는 법이다.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복장·표정·행동에 신경 써야 한다. 예를 들면 담배를 피고 바로 상담을 하면 안 된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고객의 판매 의사가 결정된다. 이와 함께 고객과 ‘유사성’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고객은 영업사원과 처음 만날 때 ‘벽’을 둔다. 큰 돈이 드는 차량으로 만난 사이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점을 찾아 그 얘기부터 꺼내며 다가가야 한다. 고객과 상담을 할 때 칭찬을 해드리기도 한다.”



-다른 비결은.



 “적합한 차량 가격 제시다. 차량을 구입하는 방법에는 리스, 할부, 현금 등이 있다. 일정 기간 동안 일부 차량을 공식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고객 중엔 현금 구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구입 방법에 따라 할인혜택이 다르기 때문이다. 세부 사항까지 따져 가장 적합한 구입 방법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영업사원이 자기 이익을 더 내려는 행동으로 의심하는 고객도 있겠다.



 “간혹 있다. 이런 고객 분들에겐 원하는 구입 방법대로 해드리는 편이 더 쉬울지 모른다. 그러나 계약에 실패하더라도 단 한 명의 고객까지 소홀히 대하지 않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자세하게 설명해드린 고객들은 차량 구입 후 만족해 하신다. 고맙다는 인사도 전하신다. 이렇게 신뢰가 쌓여 차량을 재구매하시거나 지인을 소개시켜 주신다.”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겠다.



 “서류 계약, 입금이 모두 완료돼 차량 출고일까지 확정된 상태에서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에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서라면 이해한다. 다른 업체에서 더 나은 혜택을 받아 그러는 때가 있다. 그 만큼 수입차 영업사원이 많이 늘어났고 시장도 치열해졌다. 다른 문제들은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낸다.”



-관리하는 고객들은 주로 어느 지역 거주자인가.



 “강남·서초·송파구 고객들이 가장 많다. 하남시, 남양주시 같은 서울 근교에 사시는 고객도 있는 편이다.”



-강남 3구 고객 성향은 어떤가.



 “차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보통 자동차 교체 주기를 5, 6년으로 보는데 이 지역 고객들은 3, 4년이다. 이는 리스 계약 만기와도 연관돼 있다. 구매력이 있으신 분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 외에 가족을 위한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여러 번 구매해 봤기 때문에 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트렌드에도 밝다.”



-주고객 연령층은.



 “일 년 전에는 주력 모델이 ‘파사트’였고 구입 연령대는 30, 40대였다. 이 모델이 잠시 중단된 후부터는 골프, CC, 티구안 등이 주력모델이 돼 주 고객층이 20, 30대 초반으로 바뀌었다. 올해 ‘파사트 신형’ 판매를 앞두고 있어 주 고객층이 다시 바뀔 전망이다.”



이 팀장은 중학생 시절 농구 주니어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고등학생 때는 전국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선수였다. 당시 운동에 쏟았던 열정을 자동차 판매로 옮겨왔다. 서른여덟의 그는 스스로 “자동차에서 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하는 판매왕이 돼 있었다.



글=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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