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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스타] 아산중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

중앙일보 2012.07.31 04:04 2면
아산중학교 합창단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가 안상묵 지도교사의 지휘에 맞춰 5월 10일 대구시에서 열린 전국합창대회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사진=아산중]


여성이 내는 소프라노 음보다 더 섬세하고 청아한 미성, 변성이 되기 전 소년기에 일생 단 한 번 짧은 기간 동안만 낼 수 있는 음역, 바로 ‘보이 소프라노’를 일컫는다. ‘천사 합창단’으로도 불리는 ‘보이 소프라노 합창단’은 변성기 전 소년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이다. 세계적으로는 프랑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오스트리아 ‘빈소년합창단’ 등이 있다.

창단 2년 만에 합창대회 돌풍
“이젠 국내 넘어 국제무대 서야죠”



 보이 소프라노 불모지라 여겨졌던 우리나라에도 합창단이 활동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아산중학교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 학생들과 안상묵 지도교사가 그 주인공. 안 교사와 아이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도 끈기와 노력으로 창단 2년 만에 지역 합창대회를 휩쓸다시피 한 뒤 전국대회에서 입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를 창단한 장본인은 안 교사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KBS 어린이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했다. 여자아이처럼 고운 노랫소리에 반한 담임 교사가 그를 KBS 어린이 합창단에 추천한 것. 안 교사는 당시 자신과 같이 목소리가 고운 단원들과 활동하면서 ‘언젠가 남성만으로 이뤄진 합창단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졌다.



“중학교 때부터는 남자 학생들로만 구성된 합창단을 꾸릴 수가 없어요. 같은 시간을 연습해도 여학생들보다 소프라노의 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변성기가 오는 시기라서 배워 봤자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는 남자 합창단이 없었기 때문에 그는 줄곧 중창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했다. 중창단은 합창단과는 달리 남학생의 역할이 베이스·바리톤·엘토로 나뉜다.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로 나뉘는 합창단의 성격과는 완전히 다르다. 음대를 나와 2007년부터 사립학교인 아산중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마다 전체 반을 돌며 아이들에게 노래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목소리가 곱거나 발전 가능성이 있으면 합창단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전교생의 목소리를 거의 들어봤어요. 근데 현실은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이 예전과 달라져서인지 변성기가 대부분 빨리 찾아왔어요.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가입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죠.”



안상묵 지도교사가 소노리티보이스콰이어지 단원들과 함께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50여 명의 아이들을 모아 합창단을 꾸렸다. 연습량을 늘리기 위해 점심시간을 쪼개고 주말을 이용했다. 아이들이 합창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사비를 털어 공연이나 합창대회에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 안 교사의 이 같은 노력에 아산중 합창단은 창단 1년 만인 지난해 시 콩쿠르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올해엔 도 대회에서 은상을 받고 전국대회에서는 장려상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남학생들이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노력을 짐작할 수 있다”며 호평했다고 한다.



“저에게는 더 큰 꿈이 남아있어요. 바로 국내대회를 넘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이죠. 지금 제가 데리고 있는 아이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어요. 언젠간 그 꿈이 실현되리라 믿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던 이장근(15) 군은 안 교사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자신이 얼마나 좋은 목소리를 가졌는지 알게 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생님의 권유로 들어오게 됐어요. 원래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제 목소리에 대한 확신은 없었죠. 요즘에는 발표회를 하면 저만의 솔로 무대도 만들어 주시고 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앞으로 제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싶어요.”



이 군의 친구 김경진 군은 얼마 전 열렸던 전국대회를 잊지 못한다고 한다. 그 대회에서 이룬 성취감 때문이다.



 “노래를 부르면서 안무를 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대기실에서 연습하는데 함께 참가했던 어떤 여학교 아이들이 웃으면서 흉내를 내고 놀리기까지 했죠. 하지만 저희 팀이 당당히 상을 타게 돼 무척 통쾌했어요. 실력을 결과로 입증했으니까요.”



합창단 반장을 맡고 있는 최재동(16) 군 역시 연습이 고되기는 하지만 얻어 가는 것이 너무 많다며 즐거워 했다.



“변성기인데도 매일 같이 연습을 했어요. 집에 오면 현기증이 날 정도였죠. 하지만 후배들을 이끌고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에 도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합창단이 없어서 더 이상의 활동은 못하겠지만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를 통해 얻은 자신감과 리더십은 저에게 있어 값진 선물입니다.”



소노리티 보이스 콰이어지 단원들과 안 교사는 올해 11월 경기도 부천에서 개막하는 전국합창대회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중순에는 체계적인 연습을 위해 2박3일 일정으로 음악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국내 유일의 보이소프라노 팀’을 넘어 ‘국내 최고의 보이소프라노 팀’으로 거듭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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