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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미 대선 결과 어떻든 햇볕정책 기대 말아야”

중앙일보 2012.07.31 00:39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의 개방 움직임은 좋은 신호이며, 중국도 북한이 좋은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한국·미국과 협력해야 한다.”


토머스 허버드 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

 토머스 허버드(69·사진) 미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밝힌 얘기다.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이 추진된 2001~2004년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그는 지난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류 교류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최근 북한에서 감지되는 변화에 주목했다.



 “김정은의 발언을 볼 때, 북한이 경제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군보다는 당이나 인민을 우위에 두고 있다. 그러나 (핵보유 선언 등) 여러 서로 다른 신호가 동시에 보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 진보 정권이 다시 들어선다 해도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햇볕정책 시절의 남북관계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북한의 변화 조짐이 보이는 지금, 어떤 대북정책이 바람직한가.



 “한국만이 북한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을 따라간다. 이것이 오바마식 대북정책 기조다. 한국과의 공조를 긴밀히 하되 한국이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데 선두에 서야 한다는 인식이다. 대선에서 밋 롬니가 당선돼도, 이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 올 연말 대선에서 한국에 진보 정권이 들어서고,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대북정책은 어떻게 바뀔까.



 “한·미 양국은 김대중 정권,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대북 포용정책을 썼다. 이때 (남북, 북·미 관계가) 큰 진전을 이룬 건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수명이 길지 못했다. 이유는 한·미 양국 정권교체가 아니라, 북한이 ‘포용정책’의 혜택을 받으면서 했던 약속(비핵화)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강경한 이유는 이런 쓰디쓴 경험 때문이다.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른데도 이명박·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돈독하게 발전시킨 이유다. 두 나라 대선에서 누가 당선돼도 햇볕정책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 같다.”



 -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가.



 “북한의 경제 개방이나 인권 개선, 핵실험과 대남 도발 중단 이슈에서 (중국이) 우리와 동참하길 원한다.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씨 석방은 긍정적인 신호다. 중국은 북한을 개방시키고 발전시키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데 우리와 이해를 같이 하고 있다.”



 -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압력이 있었나.



 “미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가능하면 더 잘 지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한·일 협정을 강요했다는 것은 과장된 주장이다. 우리가 강요할 수 없는 문제다.”



이원진 기자

이승권 인턴기자(조지워싱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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