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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가 정치색 없는 ‘무채색’ 활동

중앙선데이 2012.07.29 05:40 281호 14면 지면보기
올해 3월 배우 차인표가 한 방송의 토크쇼에 출연한 직후 해외봉사단체 한국컴패션의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방송을 본 뒤 해외 아동과 일대일 결연을 맺고 싶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에서 차인표는 “억지로 가게 된 해외 봉사활동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고 고백하면서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이 단체에 후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컴패션에 따르면 방송 후 하루 동안 약 7000명이 후원 신청을 했다. 이 단체의 1년 평균 신청자 수는 1만여 명. ‘차인표 효과’가 톡톡히 입증된 셈이다. 차인표는 2008년 ‘MBC 스페셜-3만5000원의 기적’에 출연했을 때도 방송 다음 날 1000 건이 넘는 후원 신청을 이끌어낸 바 있다.

국내 소셜테이너들은 ...

소셜테이너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차인표처럼 아직까지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봉사나 자선단체 같은 ‘무채색’ 영역에 참여하는 경우가 다수다. 무채색이란 특정 정치나 이념 성향을 내세우기보다 기부나 자원봉사, 환경·어린이·동물·인권 등 사회 구성원들이 보편적 가치로 받아들이는 분야를 선호한다는 뜻이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세계 빈곤 어린이들을 돕는 기구인 유니세프에서 20년이 넘도록 활동하고 있다. 배우 김혜자도 월드비전을 통해 에티오피아·케냐 등을 돌아다니며 가난한 어린이들을 도왔다. 차인표가 활동하는 컴패션의 경우 가수 션, 배우 정혜영 부부도 홍보대사로 활약 중이다. 이들 부부는 컴패션을 통해 약 200명의 빈곤 지역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 3월 탈북자 북송반대 콘서트를 열었던 차인표는 당시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탈북자들을 위해 대신 울어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사회참여가 정치색과 무관함을 강조한 발언이다. 연예인들이 자신의 참여에 정치적인 색깔이 들어가는 걸 경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런 것에 너그럽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여기엔 연예인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정치적 현안에 대해 소신을 밝히면 “공인(公人)이어야 할 연예인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을 받기 쉽다. 때로는 활동에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이던 연예인들이 맡았던 프로그램에서 중도하차 한 경우가 그래서 종종 나온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정치와 거리를 두게 된다. 구성원의 가치관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많을 수 있는 정치나 사회 영역에 참여하는 것보다 휴머니즘 같은 보편적 가치를 호소하는 활동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현택수(사회학과) 교수는 “연예인은 이념이나 방향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비방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소신을 밝힐 경우 본인에게 큰 상처로 돌아오기 쉽다”고 말했다. 진정성이 의심된다거나 이미지 상승을 노린다는 비판도 연예인들에겐 부담이다. 이에 대해 유니세프 이현우 홍보국장은 “본인의 관심과 의지가 있어야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다. 가끔 관심이 없지만 주변의 권유로 마지못해 활동하는 스타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 금방 그만두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활동이 필요한 단체의 특성상 이미지 상승 효과만 노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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