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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커 박주영 살아나야 8강행 희망

중앙선데이 2012.07.29 01:08 281호 4면 지면보기
박주영이 지난 26일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열린 남자축구 B조 1차전 경기에서 헤딩으로 공중볼을 걷어내고 있다. [뉴캐슬=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박주영이 살아야 올림픽팀도 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 영국 코벤트리에 위치한 시티 오브 코벤트리 스타디움에서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B조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상대는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U-21) 준우승을 차지했던 스위스다.

2012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내일 새벽 스위스와 예선 2차전

한국이 속한 B조 4개 팀이 첫 경기를 모두 비겨 2차전을 반드시 잘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그리고 이 부담을 깨야 할 선수가 와일드카드(23세 초과)로 발탁된 스트라이커 박주영(27·아스널)이다.

26일 멕시코전에서 박주영은 부진했다. 뉴질랜드·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던 모습과는 달랐다. 시종일관 몸이 무거웠고, 상대 선수에 막혀 결정적인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원활하지 못했다. 프리킥 기회가 두 번 있었지만 모두 수비벽에 막혔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박주영은 후반 31분 백성동과 교체되는 굴욕을 맛봤다. 오히려 박주영이 교체된 뒤에 공격이 더 활발해졌다. ‘박주영 효과’는 결국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의 부진을 심리적인 면에 있다고 봤다. 28일 취재기자 간담회에서 홍 감독은 “최근 상승세로 인해 너무 편한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오히려 부담감이 지나치게 컸는지 모르겠다”면서 “잘 살펴 떨쳐낼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기량은 올라와 있지만 심적인 부담이 실전에서의 박주영을 작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주류다.

병역 연기 논란 딛고 런던행 ‘부담’
박주영은 올림픽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병역 연기 논란 때문에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모나코공국으로부터 10년 장기 체류 허가를 받아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지난달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35세 이전에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올림픽팀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도 목표로 정한 ‘메달권 진입’의 꿈을 이루려면 박주영이 필요했다. 박주영의 병역이행에 자신이 보증인 역할을 하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박주영의 무게감은 확인된 바 있다.

병역법에 따라 국내 체류 기간이 제한된 박주영은 일본으로 떠나 홀로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가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 연속골을 기록하며 홍명보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올림픽팀 주장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은 “주영이 형이 있어 마음이 편하다. 예전처럼 이번에도 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잘해야 할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박주영은 부진했고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래도 박주영은 곧바로 다음 상대 스위스를 만나야 한다. 특히 스위스와는 두 차례 악연이 있다. 이번만큼은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 악연의 고리도 그가 끊어 줘야 한다.

박주영은 2005년 6월 네덜란드 엠멘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청소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통해 스위스를 처음 만났다. 당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해 의욕적으로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1-2로 패했고, 이 여파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1년 뒤 독일 하노버에서 박주영은 더 참담한 경험을 했다.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한 박주영은 스위스전에 나서 16강을 결정지으려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3분 트란퀼로 바르네타를 손으로 잡아 끌다 경고와 함께 프리킥을 내줬고, 이 프리킥을 스위스 수비수 필리페 센데로스가 헤딩골로 연결시켰다. 결국 박주영은 후반 교체됐고, 한국도 0-2로 패해 탈락했다.

약해진 스위스, 이번엔 뛰어넘어라
런던 올림픽 본선에 나선 스위스는 예상보다 강하지 않았다. 가봉과의 첫 경기에서 스위스는 중반 이후 급격하게 주도권을 내주며 고전하다 1-1로 비겼다. 특히 수비에서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에 뚫렸고, 중앙 수비수들은 발이 느렸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수비진이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 뒷공간을 자주 내줬다. 박주영의 빠르고 정확한 공격이 스위스의 허를 찌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주영이 제 기량을 보여주면 그동안의 악연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기회다.

홍명보 감독의 기대에 맞게 박주영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현재 올림픽팀 스트라이커에 박주영 말고도 지동원(21·선덜랜드)과 김현성(23·서울)이 있지만, 각각 ‘컨디션 저하’와 ‘국제대회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스위스전을 앞두고 코벤트리 워윅대학 훈련장에서 환하게 웃으며 준비하고 있는 박주영의 모습을 스위스와의 실전에서도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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