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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브라이트의 브로치 정치, 오바마의 ‘뉴 프레지던트 룩’

중앙선데이 2012.07.29 01:05 281호 6면 지면보기
2007년 8월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개인 별장에 초청받았을 때 청바지를 입었다. 당시 두 나라는 이라크 전쟁으로 갈등을 빚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미국의 상징인 청바지를 입어 ‘미국을 존중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처럼 정치인의 의상은 그 자체가 정치다.

외국에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재선 TV 광고인 ‘나는 믿는다(I Believe)’에서 양복 재킷은 벗고 노타이 차림에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열정적으로 연설을 한다. ‘일하는 젊은 대통령’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반면 이번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낸 공화당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주로 격식을 갖춘 정장 차림을 선호했다. 패션잡지 에스콰이어는 최근호에서 ‘밋 롬니의 새 전략: 옷 좀 그만 잘 입어라’란 기사에서 롬니 후보에게 ‘최고위직(대통령)에 오르기 위해선 머리는 좀 더 기르고 넥타이는 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좀 더 캐주얼한 복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패션 정치’의 대표적 사례로는 미국의 매들린 올브라이트(사진) 전 국무장관의 ‘브로치’가 꼽힌다. 그는 중요한 외교 석상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담은 모양의 브로치를 착용해 좋은 외교적 성과를 올리고 품위까지 지켰다는 평을 받는다. 2000년 6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왼쪽 가슴에 햇살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199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참석했을 때는 자신을 ‘뱀’이라고 평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항의하는 뜻으로 뱀 모양 브로치를 달았다.

오바마는 ‘뉴 프레지던트 룩’(새로운 대통령 패션)을 보여주는 대표 인물로도 꼽힌다. 까무잡잡한 피부 색을 커버하기 위해 흰색 셔츠를 주로 입고 화려한 색상의 넥타이를 즐겨 맨다. 붉은색 넥타이와 몸에 딱 맞는 슈트는 ‘오바마 룩’이다. 공식 석상이 아니라면 중저가의 캐주얼 의상으로 젊은 감각을 표현한다. 사르코지는 슈트를 입을 때 어두운 색깔의 넥타이를 주로 맨다.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작지만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과감한 원색 슈트와 액세서리로 진취적이고 당당한 여성 국무장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외국 정치인들의 전략적이고 치밀한 패션 정치에 비교하면 한국의 패션 정치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란 평을 받는다.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ANDY&DEBB) 대표인 김석원 디자이너는 “한국 정치인들은 아직 패션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는 데 어려워한다”며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춰 옷을 입으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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