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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전기고문 당했다

중앙일보 2012.07.27 03:00 종합 1면 지면보기
중국에서 114일간 구금됐다 추방된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26일 지인들에게 밝혔다. 김씨의 지인인 북한인권단체 간부는 “김씨가 지난 3월 28일 다롄에서 체포된 직후 18일간 묵비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이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기봉을 몸에 들이대며 고통을 가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 비명 안 새게 음악 크게 틀고 전기봉 들이대”
북 인권단체 지인에게 털어놔
“중국 조직망 대라며 가혹행위”
정부 “사실 확인 땐 엄중 조치”

 김씨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중국 내 조직망을 대라”며 전기고문을 가했다. 중국 공안은 김씨의 비명소리가 주변에 들리지 않도록 취조실 내에 음악을 크게 틀어놨지만, 곡(曲)이 바뀌는 사이사이에 김씨의 비명소리가 취조실 밖으로 새 나왔다고 한다. 이때 옆방에 구금돼 있던 일행이 고문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김씨는 “전기고문 외에도 구타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고문을 당했고 강도가 심각했다”며 “만약 중국에서 기소돼 법정에 설 경우 고문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생각할 만큼 고통에 시달렸다”고 지인들에게 얘기했다고 한다. 김씨는 고문의 고통으로 구금 초기 체중이 10㎏가량 빠졌고, 몸에 고문으로 인한 상처가 생겼으나 장기구금 기간 중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5일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자회견에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혔지만 “전기고문이나 물고문 등을 당했느냐”는 질문엔 “당장 말하기 어렵고 앞으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는 또 회견에서 “중국이 석방 조건으로 가혹행위에 대해 절대 얘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고 두 달 동안 집요하게 설득했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한혜진 부대변인은 26일 “김씨의 가혹행위 폭로와 관련해 중국 대사 대리를 불러 철저한 재조사를 요청했으며 사실로 확인되면 중국 정부에 엄중한 조치와 재발 방지, 사과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김씨에게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은 1988년 고문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고문을 형법상의 범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법 행위를 하지 않은 외국인 김씨에게 전기고문을 가한 것은 중국의 위상에 치명상을 입힐 사안”이라며 “정부와 국제사회가 적극 대응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받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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