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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2대 … 고영희는 과거 감추고, 이설주는 공개 팔짱

중앙일보 2012.07.27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2005년 인천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북한 응원단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공항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정하게 팔짱을 낀 김정은(28)·이설주(23) 부부의 모습. 과거의 북한에선 상상할 수 없는 파격이다. 그동안 북한 퍼스트레이디들은 대개 ‘얼굴 없는 존재’였다.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2004년 사망)는 생전에 공개된 적이 한 번도 없다.

북한 퍼스트레이디 스토리



 북한 정권에서 최고지도자의 배우자는 대부분 은둔을 강요받았다.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함께 갔지만 김정일은 혼자 나왔다. 정혼한 부인으로 알려진 김영숙(65)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정일의 첫 여자인 성혜림도 시아버지인 김일성에게 인정받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미미했다. 20대 미혼이던 김정일은 5년 연상인 유부녀 성혜림을 강제 이혼시켜 1969년께부터 동거했다. 2년 만에 장남 정남(41)을 낳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김정일의 사랑은 식었다. 결국 성혜림은 우울증과 심장병에 시달리다 모스크바에서 쓸쓸히 숨졌다.



 28년간 김정일과 함께 살았던 10년 연하의 고영희도 사망 때까지 얼굴이 드러나지 않았다. 김정일은 암에 걸린 고영희를 프랑스 파리로 보내 치료받게 했다. 고영희가 현지에서 숨지자 특별기와 고급 관을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부고조차 내지 않았다. 고영희가 생전에 김정일과 군부대 등을 함께 방문한 기록영화가 공개된 건 올해부터였다.



 김일성의 후처인 김성애는 여성동맹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했고 75년 5월 김일성의 루마니아 등 순방에 동행했다. ‘평양 치맛바람’이란 지탄을 받을 정도로 권세를 부렸다. 하지만 80년대 들어 후계자가 된 김정일이 계모와 그 소생을 ‘곁가지’라고 배척하자 전면에서 사라졌다. 김일성은 사망 한 달 전인 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방북 때 김성애를 동반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도 사망 직전 중국·러시아 방문에 마지막 여인이던 김옥을 비공식 동행했다”며 “김일성과 김정일 모두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베일에 싸여 있던 배우자를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에 선보였다”고 말했다.



 은하수관현악단 가수 출신인 이설주가 김정은의 부인으로 드러나자 ‘왜 또 예술인이냐’는 말이 나온다. 김정일도 영화배우 출신인 성혜림을 거쳐 무용수인 고영희, 피아니스트였던 김옥으로 이어진 여성 편력을 보였다. 무용수 출신 탈북자인 김영순 북한민주화위 부위원장은 “노동당의 선전·선동 역할을 하는 중앙급 예술인들은 출신성분을 의미하는 ‘토대’가 나쁘면 발탁될 수 없다”며 “은하수악단과 보천보·왕재산 악단 출신 여성들이 중앙당과 외교부 등 선망 받는 신랑감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영희가 김정일을 한눈에 사로잡았듯 이설주도 공연 때 김정은에게 낙점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최고지도자의 총애를 얼마나 받았느냐에 따라 호칭이나 격(格)도 달라진다. 고영희는 김정은이 후계 권력을 잡은 뒤 ‘평양의 어머니’로 칭송될 정도로 우상화되고 있다. 평양의 묘지도 성역화됐다. 반면 성혜림이 묻힌 모스크바의 묘지는 잡풀이 무성한 상태다.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로 북한 후계의 풍향계 역할을 할 ‘문고리 권력’으로 평가되던 김옥은 김정일의 급사로 반전을 맞았다.



김일성의 본처 김정숙(1949년 사망)은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지로 추앙되며 ‘조선의 어머니’로 신격화돼 있다. 연금 상태로 파악된 김성애는 생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당국자는 “김정일 여인들의 경우 연예인이었다는 과거를 지우려는 작업이 철저히 이뤄졌는데, 이설주는 2009년 결혼 이후에도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에 참가하는 등 확 달라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국, “다른 신혼부부처럼 잘살라”=미국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그들이 새로 시작하는 여느 신혼부부들처럼 잘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새 북한 지도부가 개방의 길을 택해 주민에 많은 것들(식량·교육)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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