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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영환씨 고문은 반문명적 인권 유린이다

중앙일보 2012.07.27 03:00 종합 30면 지면보기
북한 인권활동가 김영환씨가 중국에서 구금돼 있는 동안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물리적 압박과 잠 안 재우기, 장시간 노역을 당한 것은 물론 자신을 구금하는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물리적 압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구타와 같은 고문행위였음을 시사했다. 잠 안 재우기 역시 전형적인 고문 수법이다. 김씨는 “중국은 ‘귀환 조건’으로 중국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한국에 돌아가 가혹행위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다”고도 했다.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우리 국민이 중국 당국의 인권유린에 직접 피해를 본 사례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권 상황이 보편적 국제기준에 비추어 매우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자체도 큰 문제지만 중국 당국이 우리 국민에게까지 내놓고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저들은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불법어로를 하다가 단속하는 한국 해경에 폭력을 휘두르고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해서까지 한국 정부에 ‘문명적 대처’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비해 김씨는 자신은 중국법을 어기는 활동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김씨의 범죄 사실에 대해 어떤 내용도 적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김씨의 인권을 심하게 유린한 것이다.



 김씨의 가혹행위 주장에 대해 정부는 중국 측에 여러 차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한사코 고문 사실을 부인한다고 한다. 고문의 상처 등 직접 증거가 사라진 상황이어서 중국 정부의 태도는 쉽사리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현실적으로 중국을 충분히 압박할 수단을 찾기가 어려운 문제도 있다. 그렇더라도 김씨에 대한 인권 유린 행위를 없던 일처럼 처리해선 안 된다. 김씨는 물론 한국 정부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중국 정부에 진상 규명과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국민이 중국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을 줄이고 나아가 중국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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