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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39.7℃ 영주 38.7℃

중앙일보 2012.07.27 01:46 종합 2면 지면보기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국민들이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일본·중국·미국·러시아 등도 폭염이나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등 각국이 힘겨운 7월을 보내고 있다. 한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은 강력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미국·영국 등은 활성화된 제트기류가 기상 이변의 주범이다.


1994년 이후 가장 더운 7월 … 지구촌 곳곳 기상이변

 한반도는 1994년 이후 가장 더운 여름으로 가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무인자동측정소(AWS)에서 측정한 경북 영주 소천리의 낮 최고 기온이 사람의 체온(36.5도)보다 높은 38.7도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24일 경북 경산시 금락리 39.7도, 94년 대구·영천·주암 39.4도에 이어 7월 기온으론 셋째로 높다.



 이날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은 곳은 강원도 대관령과 철원, 서해안 태안·보령·서천, 전북 진안·장수, 제주도 등에 불과했다. 기상청 장현식 예보관은 “무더위는 다음 달 초순 절정을 이루겠고 중순까지도 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까지 일사병 등 폭염과 관련된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186명, 사망자는 3명이라고 밝혔다.



 ◆일상 바꾼 폭염=26일 낮 최고 기온이 36.2도까지 치솟은 대구 도심은 한낮인데도 거리가 한산했다. 반면 대구 도심을 흐르는 신천의 물놀이장에는 최대 5000여 명이 몰려 더위를 식히는가 하면, 밤에는 팔공산 등 산속에 텐트를 치고 열대야를 견디는 모습도 보였다. 강릉 경포해변은 한낮의 폭염을 피해 밤에 해수욕장을 찾는 인파가 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는 관람객에게 매일 아이스팩 1만8000개를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축산농가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 최대 축산단지인 충남 홍성군의 은무농장 한은구 대표는 “폭염으로 소들이 고통스러워해 환풍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며 야간에도 수시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에서는 축사 지붕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하루 종일 찬물을 뿌리고 있다.



 ◆아시아의 강력한 북태평양 고기압=극지연구소 김성중 극지기후연구부장은 “6월 가뭄으로 중국 대륙이 일찍 가열되면서 생겨난 저기압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불러들이고 세력을 키웠다”며 “일본은 구로시오 난류가 따뜻한 수증기를 공급해 말 그대로 한증막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일사병으로 병원에 실려간 사람은 전국적으로 1만 명,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일본 기상청은 8월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이상기후 조기경계 경보’를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올린 탓이다. 베이징에 61년 만의 폭우가 내렸고, 159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미국·유럽엔 제트기류=제트기류는 북위 30~40도 중위도 지방 고도 10㎞ 상공에서 강하게 부는 편서풍을 말한다. 올여름 미국에서는 제트기류가 예년보다 훨씬 북쪽으로 치우친 탓에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따뜻한 고기압이 미국 대륙을 뒤덮는 바람에 메릴랜드주와 위스콘신주 등에서는 30명 이상이 폭염으로 사망했다. 반대로 영국에서는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치우쳐 북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왔고 이달 초순까지 비가 잦았다. 기상청 기후예측과 박수희 사무관은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크게 요동을 치면 공기의 흐름이 느려져 가뭄과 같은 기상 이변으로 이어지지만 요동치는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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