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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뜰수록 코너 몰리는 박지원

중앙일보 2012.07.27 01:36 종합 6면 지면보기
‘이안제박(以安制朴)’. 정치권의 신조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 급부상이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압박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여야가 박 원내대표 신병 처리를 놓고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를 재연했다간 안 원장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수 있다는 고심에 빠졌다.



 당장 새누리당이 급해졌다. 박근혜 후보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양자대결 시 안 원장에게 오차범위 내 추월당한 탓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26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때는 새누리당만 역풍을 맞았지만 ‘안철수 변수’가 돌출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며 “정치권이 함께 ‘앙시앵 레짐’(구체제)으로 묶이면 ‘미래체제’를 얘기하는 안 원장만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 체포동의안 처리에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실제 박 후보 측은 사전 정지작업에 착수했다. 8월 2일로 예정된 당 대선 후보 천안 합동연설회 시간을 오후 3시에서 오전 11시로 앞당겼다. 연설을 마친 뒤 상경해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뜻이다.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두언 체포동의안 부결로 역풍을 맞은 이후 이를 함부로 부결시켜선 안 된다는 교훈을 갖게 됐다”며 “(가결해야 한다는 데) 상당한 공감대가 돼 있다”고 했다. 검찰 쪽에서도 박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가 27일 검찰의 3차 소환에도 불응키로 한 탓이다. 8월 1일 본회의에서 보고하고, 2일 표결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박 원내대표가 체포동의안 당사자라는 점이다. 그는 “검찰이 증거가 있다면 당당하게 법원에 기소하면 된다. 그러면 법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체포동의안 처리에 합의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키는 강창희 국회의장이 쥐고 있다. 강 의장은 20일 새누리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황식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직권상정했었다. “법정 처리시한이 정해져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체포동의안 역시 본회의 보고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 처리토록 돼 있다. 강 의장은 이번에도 같은 이유를 들면서 직권상정에 나설 명분이 있는 셈이다. 민주당이 표결을 보이콧해도 새누리당(149석)은 친여 성향 무소속(김한표·김형태·문대성), 선진통일당(5석)을 끌어들여 과반(150석)을 넘길 수 있다.



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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