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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자매 죽인 용의자 어디로 갔나

중앙일보 2012.07.27 00:49 종합 18면 지면보기
지난 20일 울산에서 발생한 20대 자매 살해사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유력한 용의자를 가려냈고 사흘 뒤 공개수배까지 했지만 여태 잡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24일 용의자의 차량이 울산을 훨씬 벗어난 부산시 기장군에서 발견되면서 경찰이 초동수사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추적] 피해자 집 나갈 때 CCTV 찍힌 뒤
사흘간 원주~칠곡~부산 이동 흔적
수배되자 차량 버리고 자취 감춰

 26일 울산경찰서에 따르면 20대 자매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김홍일(27·회사원·사진)씨다. 경찰은 김씨가 2010년부터 사귀어 온 언니 박모(27·백화점 직원)씨가 최근 결별을 통보한 데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20일 오전 3시11분쯤 울산시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거실에서 잠자던 박모(23·병원 직원)씨를 찔러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이 살해한 사람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다시 침입해 언니까지 숨지게 한 혐의다.



 범행현장 근처에 설치된 폐쇄회로TV (CCTV)에는 흉기를 든 김씨의 모습이 찍혀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신병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사건 직후 김씨는 도주했고 강원도 원주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와 경북 칠곡군 인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그가 신용카드를 사용한 흔적만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장거리를 이동하는 탓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급기야 경찰은 23일 그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공개수배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까지 이렇다할 단서를 포착하지 못했다. 그가 타고 다니던 차는 24일 부산시 기장군의 한 공터에서 버려진 채 발견됐다. 차 안에는 그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먹다 버린 음식물 등이 버려져 있었다.



 경찰은 차가 발견된 장소 부근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별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추적할 만할 단서를 남기지 않은 데다 제보도 없어 수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일부에서는 자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2010년께 숨진 자매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언니와 가까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뒤 올해 초 한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취직했다. 김씨는 범행 하루 전인 19일 회사를 무단결근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을 준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내성적인 성격으로 컴퓨터로 음란 동영상을 즐겨 봤다고 한다.



울산=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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