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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집단" 법정으로 간 충현교회 세습 논란

중앙일보 2012.07.27 00:27 종합 23면 지면보기
신준봉
문화스포츠부문 기자
26일 오전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회견장에는 커다란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작금의 충현교회 사태를 지켜보면서, 김성관 목사를 충현교회 당회장으로 10년 동안 당회서기로 보좌했던 노광현 장로의 양심고백 기자회견.’ 노광현(71)씨는 10년간 충현교회 서기장로를 지내며 김성관(70) 목사를 가까이에서 보좌했던 사람이다. 서기장로는 교회의 크고 작은 회의에 참석해 기록을 남기는 요직. 교회 사정에 훤할 수밖에 없다. 그가 ‘양심선언문’을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현장에서] 법정으로 옮겨 간 충현교회 세습 논란

 노씨는 작심한 듯 김 목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담임목사로 부임한 청빙(請聘) 과정, 재정운용, 설교 방식, 임기 준수 등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 예산을 목사와 모 권사가 마음대로 집행하는 건 물론 그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목사는 독선적이다. 교회를 사교집단으로 만들고 있다”고까지 했다. 목사 정년을 채우려 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번 성명은 사실 새로운 게 아니다. 지난달에는 김창인(95) 원로목사가 과거 교회세습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기도 했다. 교회를 물려받은 둘째 아들 김성관 담임목사를 아버지가 비판하는 양상마저 벌어졌다. 부자간의 골이 깊어 보여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실제로 김성관 목사 측의 얘기를 들으면 사정이 모호해지고 복잡해진다. 현재 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고재승 장로는 “김 목사는 지난해 바뀐 장로회 총회 회칙에 따라 내년 4월까지가 정년이고, 정년 이후 교회에 남아 있을 생각이 없다”고 했다. 교회 예산도 정관에 따라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말이 엇갈리는 것이다. 대화로 문제를 풀 생각도 없어 보인다. 서로 “말이 안 통하는 상대”라고 하고 있다. 노 장로와 뜻을 함께하는 ‘충현교회 바로 세우기 모임’은 김 목사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며 교회 회계 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충현교회는 서울 강남의 대표적 대형교회. 신자수가 5000∼6000명에 이른다. 교회 내 다툼이 법정에서 가려질 태세다. 성경은 교회문제를 사회법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이 그걸 지키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 빈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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