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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철수 출마, 진정성 있나

중앙일보 2012.07.27 00:51 종합 29면 지면보기
한희원
동국대 교수·법학
“도전은 힘이 들 뿐, 두려운 일이 아니다!” 안철수 교수가 19일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수필집을 출간했다. 정치권은 대권출마 선언으로 간주했고 국민의 관심은 지대했다. 1분에 약 8권이 판매되어 최단시간 최고판매량을 기록했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였을까, 아니면 대권출마의 속내를 알아보기 위해서였을까?



 안 교수는 그동안 정치입문 제의를 많이 받아왔다. 2006년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출마를, 참여정부에서는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수석, 국회의원 출마 제의도 받았다. 그때마다 “정치를 잘할 자신이 없고, 권력을 즐기지 못한다”며 거절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서울시장 출마의 속내를 드러내 보인 후 이제는 유력한 대권후보가 된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뚜렷한 안철수 생각이 하나 있다. 그는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내가 만일 어떤 길을 선택한다면 그 길의 가장 중요한 좌표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대북문제에 대해서 보수, 교육문제에 대해서 진보”라고 주장한다.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그는 속내를 밝혔다. 천안함 폭침에 대해 “기본적으로 정부 발표를 믿는다”면서도 “국가 차원에서 ‘합리적 의문’을 풀어주려는 노력이 필요했지만 이견을 무시하는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 주장에 동조한다’는 비판을 초래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김정은을 상대할 수 있겠는가’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안 교수의 그동안의 행보나 저술에 대권 도전 동기의 진정성이 있을까. “안철수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구나”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안철수 백신프로그램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는 아니다. 단적으로 오늘날 세계 최강의 사이버특수부대인 미국의 기능적 합동사령부의 사이버전쟁 수행능력은 “① 어떤 컴퓨터네트워크도 원하면 파괴한다. ② 어느 순간 어느 컴퓨터에도 침투할 수 있다. ③ 어떤 보안이 확보된 지휘체계도 불능화시킬 수 있다”라고 한다. 그는 대통령을 꿈꾸기보다 먼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대한민국에 기여하는 것이 아닐까.



 국가경영은 전쟁이다. 단적으로 말해 의사 출신으로 세계 최고 수준도 아닌 컴퓨터 백신 회사 경영, 그리고 청춘콘서트를 통해 젊은이들의 아픔을 나눈 것이 전부인 인생 경험으로 이념전쟁과 경제전쟁, 그리고 복지전쟁을 함께 치러야 할 대한민국의 올바른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안 교수가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인재임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번에 대통령에 나서는 것이 맞는 것은 아닌 듯하다. 최소한 이번은 아니다. 안 교수는 이번 대선에 나서는 대신 차기 대통령과 협조해 유엔(UN)과 미국·중국·러시아·유럽연합(EU) 대사와 같은 경험을 쌓는 것이 순서다. 그 이후 국무총리도 한번 해볼 만하다. 그러기에 충분한 나이다. 그렇게만 하면 안 교수는 넥스트 패러다임과 글로벌 경쟁현실에 눈뜬, 최초로 제대로 준비된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 교수가 기존 정치꾼들처럼 대통령 자리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이번에 출마하는 것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이 목적이라면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는 게 낫다. 안 교수는 진보와 보수의 구분을 넘어 더 많은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한 나라의 명운이 달린 대통령 자리다. 대통령의 꿈은 결코 혼자 꾸어서는 안 된다.



한희원 동국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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