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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TV 출연 미인들 다들 비슷비슷한 얼굴 앞으로는 ‘역성형’ 유행할지도

중앙일보 2012.07.27 00:05 종합 31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북한이 퍼스트레이디 이설주의 실명을 전격 공개했다. 정치적인 맥락을 빼고 순전히 외모만 본다면 이설주는 전형적인 북한 미인에 속한다. 노래를 잘 부르고 김일성대학에 재학 중이라는 말도 있으니 재색을 겸비한 인물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나라 어느 인종이나 미남미녀가 있다. 시대·지역에 따라 기준이 차이 나긴 하지만 공통점은 얼굴·몸매의 균형미인 듯하다. 여수엑스포에 갔던 지난 토요일이 마침 엑스포 주최 측이 정한 ‘앙골라의 날’이었다. 앙골라 전시관 앞마당에서 열린 기념공연에 올해 미스 앙골라도 출연했는데, 한눈에 봐도 대단한 미녀였다. 남자들은 술자리에서 유독 미인이 많은 나라들을 꼽기도 한다. “우즈베키스탄에 갔더니 김태희가 밭에서 김매고, 이영애가 염소 젖을 짜더라”는 식이다. 여자들은 “로마에 가니 돌아다니는 남자가 전부 조지 클루니더라”며 한국 남자들의 기를 죽인다. 거꾸로 세계 미인대회를 휩쓰는 베네수엘라에 기대 품고 갔다가 비만녀들만 구경하고 왔다는 경험담도 있다.



 ‘성(性) 상품화’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어느 정도 수긍하지만 극단으로 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 매매춘방지법도 한계가 있다. 상품화의 의미를 넓게 잡으면 화장품 사용조차 상품화 예비단계로 볼 수 있다. 남성들의 식스팩 복근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남자가 미녀를, 여자가 미남을 선망하는 것은 생존욕구 다음으로 강력한 성욕, 즉 종족보존 본능과 맞닿아 있기 때문에 ‘머리’로만 재단하는 것은 무리다.



 다행인 것은 미남미녀가 움직이거나 말하기 시작하면 호감도도 덩달아 오르내린다는 점이다. 성격·지식·재산 같은 요인이 끼어들며, 젊은 시절 ‘콩깍지 기간’에는 일단 마음에 꽂히면 다른 조건은 눈에 뵈지도 않는다. 25세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31세의 이혼녀 조세핀에게 빠져든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어느 날 나는 테이블에서 그녀의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나의 군인 자질에 대해 칭찬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칭찬에 빠져들었다. 그 순간부터 그녀하고만 대화했고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당시 조세핀은 치아 상태가 엉망이어서 ‘입을 다물고 있을 때 몇 발짝 떨어져서 보아야’ 미인이었지만 남자를 달래고 어르는 비장의 기술을 발휘해 나폴레옹을 사로잡았다(『미모의 역사』·아서 마윅).



 눈에 뜨일 정도의 미남미녀는 대체로 인구의 5% 선이라 한다. 뛰어난 균형미로 나머지 95%와 차별화된 행운아들이다. 그러나 요즘 TV를 보면 한결같이 미인이긴 한데 너무들 똑같다. 아나운서도 탤런트도 마찬가지다. 올해 미스코리아 진이 성형미인이라는 사실에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똑같으면 지겹다. 성형이 계속 유행한다면 앞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강조하는 일종의 역(逆)성형이 각광받을지도 모르겠다.



글=노재현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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