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토리텔링 수학 학습법

중앙일보 2012.07.26 10:58
스토리텔링 수학 공부는 수의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는 공부에 중점을 둬야 한다. 한 초등학생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출제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3가지 조건에 맞는 범인은?” 이야기 따라가며 ‘분류’ 배웠죠

24일 오후 6시. 서울 반포동 한 학원에선 스토리텔링 수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초등 1학년 학생 7명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반지를 훔쳐간 범인은 안경을 썼고, 노란 머리에 빨간 색이 아닌 다른 색깔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해요. 3가지 조건에 맞게 사람들을 구분해볼까요.” 아이들 사이에서 ‘내가 먼저 범인을 찾을거야’라는 경쟁심리가 발동하자 교실 안이 시끌시끌해졌다. 각자의 손엔 30여 명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캐릭터 스티커가 들려있었다. 아이들은 한 명 한 명을 진지하게 살펴보더니 스티커를 하나씩 떼어 종이에 붙이기 시작했다. 1가지 조건만 만족한 캐릭터끼리 묶고, 2가지 조건, 3가지 조건에 맞아 떨어진 캐릭터들을 분류했다. 김지혜(서울 반원 초1)양이 “선생님 찾았어요. 5명 중 범인이 있어요”라고 말하며 가장 먼저 손을 든다. 학생들은 이렇게 분류 개념을 배웠다.



 이 날 이야기는 ‘백작의 사라진 반지’라는 짧은 동화였다. 탐정이 돼 반지를 훔쳐간 범인을 찾는 이야기다. 학생들은 목격자의 증언을 토대로 용의자를 찾는 과정에서 분류개념을, 범인의 신발 자국과 용의자들의 신발 바닥 모양을 비교하면서 삼각형·사격형 등 도형 개념을 배웠다.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면서 시간 개념도 이해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 수업은 이야기 속 다양한 사례를 활용해 어려운 개념과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용석현(서울계성초 1)군은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주면서 가르쳐주면 지겹지 않고 재미있다”고 좋아했다.



 내년부터 초등 1·2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스토리텔링 형식의 수학 교과서가 사용된다. 학부모 사이에선 스토리텔링 수학이 아직 낯설기만 하다. 초등 1학년 자녀를 둔 김미정(34·여·서울 서초동)씨는 “아이 공부를 어떻게 봐줘야 할지 아직 감이 잘 안온다”고 걱정했다.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가정에서 쉽게 스토리텔링 수학 공부를 해볼 수 있다”며 “엄마와 아이가 느낌·기억을 공유하는 경험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보라”고 권했다.



 예컨대, 덧셈·뺄셈을 배울 때는 자녀와 함께 마트에 갔던 경험을 살려 짧은 이야기를 구성해본다. ‘지난 번에 우리 마트에 가서 어떤 거를 샀었지’라며 운을 떼고 구입물품을 떠올려본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여러 상황을 상상해본다. ‘그런데 000는 잘못 산거 같아. 우리 가서 환불받자. 그러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덧붙인다. 자연스레 덧셈·뺄셈을 익힐 수 있다. 이런 생활 속 소재들은 쉽게 아이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엄마와 자녀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좋다.



 시중에 출판된 스토리텔링 수학교재 또는 수학동화를 이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교재의 이야기를 따라가되, 동화 속 장면과 비슷한 생활경험을 곁들여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조 소장은 “단 이 때 엄마가 일방적으로 책을 읽어주는 방식이 아니라 이야기 속 수학개념에 대해 자녀와 대화를 주고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야기의 길이가 너무 길거나 전개가 복잡해서도 안된다. 어린 아이들은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흥미있는 소재를 활용하면서 짧고 간결한 구조를 갖춘 이야기가 좋다.



Tip - 집에서 해보는 간단한 스토리텔링 수학 공부



1. 배워야할 수학 개념을 먼저 정한다. 자녀의 학교 진도에 맞춰 수학 교과서의 단원별 핵심개념이 적당하다.



2. 시중에 출판된 스토리텔링 교재 또는 수학동화 중 참고할 만한 도서를 고른다.



3. 수학개념과 연결시켜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생활 속 경험을 찾는다. 엄마와 자녀가 기억·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좋다.



4. 교재를 토대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되, 이야기 중간 생활 속 경험을 곁들여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5.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보다 묻고 답하는 대화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6. 도입부 역할을 하는 이야기는 5분 내로 짧게 한다. 이야기가 너무 길면 아이가 집중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7. 이야기 구조가 너무 복잡해선 안된다. 이야기를 이해하기 힘들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 속 수학개념에는 흥미를 갖지 못한다.



8.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수학개념과 관련된 자료를 자녀와 함께 찾고 정리해본다.



※도움말=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황정옥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