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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황제 우즈와 황태자 엘스

온라인 중앙일보 2012.07.24 16:22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도, 유명 온라인 도박 사이트의 도박사들도 2012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를 예상하지 못했다. 챔피언 어니 엘스(남아공) 조차 “내가 우승할 거라고는 기대 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할 만큼 그는 세계 골프계에서 ‘한물 간’ 선수로 여겨졌다.



한때 엘스는 ‘황태자’로 불렸다. 1994년 25세의 나이로 US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일궈낸 그는 1997년에도 US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2년에는 디 오픈에서 우승하며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 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엘스는 점점 황태자의 면모를 잃어갔다. 그는 1989년 프로 데뷔 후 2004년까지 미국 PGA 투어에서 16승을 올렸다. 그러나 2005년부터 침체기가 시작됐다. 엘스는 2007년 까지 3년 동안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2008년에는 모처럼 혼다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다시 일어서는 듯 했으나 이듬해 다시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다. 이후 4년 동안 그가 거둔 우승은 단 한차례. 어느덧 불혹을 넘긴 엘스는 더 이상 메이저 대회의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그렇게 잊혀져 가던 황태자가 돌아왔다. 엘스는 23일(한국시간) 끝난 디 오픈에서 최종합계 7언더파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클라렛 저그(디오픈 우승컵)를 되찾았다. 그는 “과거만큼 성적이 안 나면서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하기도 했고 이제 그만둬야 할 때라는 이야기도 수없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우승했고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돌아온 골프 스타는 또 있다. 엘스에게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아담 스콧(호주)이다. 스콧은 마지막 4개 홀의 연속 보기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68번째 홀까지 악명 높은 로열리덤&세인트 앤스의 코스를 마음대로 요리했다. 2000년 프로로 데뷔해 12년 동안 메이저 무관이었던 설움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봤다. 그의 동료 제프 오길비(호주)는 “스콧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운이 나빴지만 그는 더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콧은 “너무 실망하지는 않겠다. 이번 주 내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4개 홀을 남겨두기까지 우승은 내 손안에 있었다”며 “변명을 늘어 놓기 보다는 다음 기회에 더 잘하고자 마음 먹겠다”고 말했다.



디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타이거 우즈(미국)도 올해 황제의 면모를 다시 되찾았다. 우즈는 디 오픈 직후인 24일 세계프로골프투어연맹이 발표한 남자 프로골프 세계 랭킹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까지 스캔들의 여파와 부상에 시달리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올해 3승을 거두며 황제의 복귀를 확실히 입증했다. 우즈는 올 시즌 상금랭킹에서도 1위(약 53억 4천만원)를 달리고 있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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