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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함께 가봤습니다 KB국민은행과 떠나는 동유럽 원정대

중앙일보 2012.07.24 05:51
푸른빛의 바다와 새빨간 지붕의 색이 대조적이다. 이는 크로아티아 고지대의 도로를 달리다 보면 흔히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경이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락스타 챌린지에 참가한 이가영?박미소?노형석?배꽃님 학생(왼쪽부터).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수도> 한복판서 춤사위 한판…낯선 발칸반도 내 집처럼 누볐죠

이 친구들, 처음엔 조금 투덜거렸을지도 모른다. KB국민은행 ‘東유럽을 품어라! 樂star 챌린지 3기’ 당첨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던 그들. 오스트리아·체코·헝가리를 둘러보는 ‘동유럽 A팀’과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여행하는 ‘발칸3국 B팀’ 사이에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동유럽 A팀을 선택했다고 한다. 기자가 동행했던 ‘발칸3국 B팀’에는 자연스레 선택에서 밀린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느 팀 지원했는데 오셨어요?”. 이 말은 처음 얼굴을 마주한자리에서 인사말처럼 굳어졌던 물음이다.



 그런 그들이 정확히 8일 후 다시 인천공항에 발을 들였을 때, “벌써 한국이라는 게 꿈인 거죠? 꿈이라고 말해주세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일정 내내 “아티아티아~ 크로아티아~”라는 정체 모를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고,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한복판에서 현지인과 춤사위 한판을 벌이기도 했던 그들. 7일의 일정이 마치 7년 간의 생활이었던 것 마냥 발칸반도에 깊은 정을 쌓고 온 학생들이다. KB국민은행 樂star지점마다 거래 대학생 1명(총 43명)이 선발돼 약 8일 동안 유럽 동부를 여행 했던 ‘東유럽을 품어라! 樂star 챌린지 3기’, 그중에서도 21명이 발칸반도 3국을 여행했다.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의 절경을 품고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역사적 아픔을 피부로 느낀이들의 배낭여행 일정을 동행했다.



 사진기를 든 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 곳 풍경은 엽서 한 장이 되기에 충분했다. 세계에서 2번 째로 긴 종유동굴인 슬로베니아의 ‘포스토니아’를 시작으로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구 로마의 향취가 물씬 느껴지는 ‘스플리트’에, 시니컬한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쇼가 지상낙원이라고 칭한 ‘두브로브니크’까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를 걷다 보면 그 풍경에 취해 정신이 아득해진다. 여행 구성원 중 경상도 출신 친구들이 많아 곳곳에서 연신 “쥑이네~”라는 말이 들려왔던 것도 재미라면 재미였다. 가장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했던 한창훈(동의대3)씨 역시 예외일 리 없다. 장난기 많던 그가 자못 진지한 말투로 “사랑하는 사람이랑 꼭 한번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을 내뱉었을 땐, 두브로브니크가 다시 보일 정도였다.



 사실 이번 여행의 중심엔 의외의 인물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스테판이다. 그는 우리가 유럽 땅에 발을 딛자마자 처음 만난 현지인이자, 귀국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만난 현지인이기도 하다. 우리가 발칸반도 3개국을 구석구석 훑을 수 있었던 것도 다 그가 있기에 가능했던일. 그는 단연 ‘베스트 드라이버’였다.



 7박 8일 간 우리의 운전기사가 돼준 스테판, 그와 어울리는 21명의 대학들을 보면서 ‘애국이 뭐 별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운전기사와 손님의 관계, 하지만 우리 대학생들은 그 형식적인 관계까지도 ‘정’으로 엮어낼 줄 알았다. 장시간 이동하는 동안 스테판 곁에 보조의자를 펼쳐놓고 말동무를 자처한 김지수(영남대 2)씨나, 우리가 일정을 소화하는 몇 시간 동안 혼자가 될 그를 위해 주전부리를 몰래 챙겨줬던 노형석(숭실대 3)씨처럼 21명의 대학생들 모두 열린마음으로 그를 대했다. 그런 정겨움에 스테판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기도 수 차례다. “세계 각지에서 온 수많은 손님을 태웠어도, 이렇게 살가운 친구들은 처음”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들만 아는 크로아티아의 미항 곳곳을 둘러볼 수 있었던 것도 다 그가 우리와 통한 덕분일 터다. 물론 정해진 일정을 모두 끝마치고 난 후에 받는 일종의 보너스였다.



 하지만 국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풍경은 거짓말처럼 변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는 1990년대 내전의 흔적을 도시 곳곳에 깊숙이 품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 외벽에 깊게 남은 포탄의 상흔, 지붕이 날아가 버린 채 버려진 집들. 타 지역에서 자유롭게 노닐던 대학생들의 어깨가 살짝 움츠러들 정도였다. 하지만 이 긴장은 사라예보 현지 대학생들과 만남으로 해소될 수 있었다. 평소에 알고 있던 지식이나 여행준비를 하면서부터 쌓아왔던 의문점들을 현지인에게 묻고 또 물어 자기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가던 그들. “여행 전엔 아무리 책을 읽어도 이해되지 않던 것들을 직접 내 몸으로 보고 듣고 느끼니 깨닫게 되는 바가 크다”는 박선정(상명대 3)씨는 “이번 여행을 통해 더 큰 세상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물 안 개구리 같던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7박 8일,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짧은 시간은 더더욱 아니다. 유쾌한 웃음으로 현지의 문화를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던 그들. 이번 여행에서 그들은 어떤 모양의 밑그림을 각자의 삶에 그려놓았을지 궁금하다.



<한다혜 기자 blushe@joongang.co.kr/사진=KB국민은행, 한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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