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사의 비밀소스 ④ 유희영 셰프 ‘난반즈’

중앙일보 2012.07.24 04:27
유희영 셰프를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유노추보 스시’에서 만났다. 최근 그는 자신의 요리 레시피와 경영 비법을 담은 『유노추보』 를 출간하기도 했다.



단순함 속에서 끌어올리는 깊은 맛 절제의 즐거움, 일식 소스

일본 소스에는 ‘절제’의 맛이 담겨있다. 주재료의 깊은 맛을 끌어내되 과해서는 안 된다. 가로수길 유명 일식 레스토랑‘유노추보’의 오너 셰프인 유희영은 자신의 비밀소스로 ‘난반즈’를 내밀었다. 여름, 새콤달콤한 난반즈는 미각에 절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일본요리는 식자재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맛을 중시한다. 일본인이 즐기는 사시미, 초회, 어패류 같은 생식 요리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조림, 구이, 튀김 등도 재료의 풍미와 색, 형태를 살리는 데 치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곁들여지는 소스는 도드라지지 않는 형태다. 주재료와 어울려 재료 고유의 맛을 돋보이게 하는, 비교적 향이 강하지 않은 양념이 주류를 이룬다. 일본요리에 사용되는 소스는 크게 미소와 간장을 이용한 장류 소스와 식초계 소스두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경향이 많이 바뀌었지만, 마늘과 같은 향신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유희영 셰프도 이에 공감한다. 그는 퓨전 일식의 대부로 불리는 노부 마츠히사의 인터뷰를 인용해 말을 전했다. “노부 셰프는 일식 소스를 다양하게 개발하면서 퓨전 일식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며 “나 역시 그 부분이 일식 요리사로서 한계점이자 도전점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척박한 일식 소스에 도전장을 내밀고, 처음으로 선보인 것은 ‘시저튜나샐러드’다. 날 생선과 채소를 함께 먹을 때 나는 비린맛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엔초비였다. ‘시저드레싱’을 만들어 두 재료간의 이질적인 맛을 연결했다. 타다끼 참치에는 ‘와사비소야드레싱’을 곁들였다. 와사비와 간장에 무, 배, 마요네즈, 꿀을 섞어 드레싱처럼 만든 소스다.



 유 셰프는 “단순함 속에서 깊이 있는 맛을 끌어내는 게 일본 소스의 정수”라며 “자칫 소스가 과해하거나 재료와 어울리지 않으면 음식의 격이 떨어질 수 있어 ‘절제’가 필요했다”고 일식 소스 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탄생한 시저튜나샐러드는 매 계절 바뀌는 유 셰프의 메뉴판에 10년째 이름을 올리며 ‘롱런’하고 있다. 그의 요리 인생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요리기도 하다.



튀김요리에 어울리는 새콤달콤 난반즈



 유 셰프가 비밀소스로 내민 것은 ‘난반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초간장이라 할 수 있다. 난반즈의 톡 쏘는 신맛과 단맛은 여름에 제격이라는 게 소개 이유다. 옛 일본에서 향신료를 수입하던 배를 ‘난반선’이라 불렀고, 이 배에 실린 재료로 만든 소스가 ‘난반즈’다. 양파·마늘·생강·후추 등을 넣는데, 유 셰프는 독특하게 재료를 구워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제거돼, 짓무르면서 생기는 잡맛이 사라졌다. 반면, 굽는 과정에서 특유의 불향이 첨가되기 때문에 깊은 감칠맛은 더해졌다. ‘유희영 식 난반즈’가 된 것이다.



 난반즈는 튀김요리에 잘 어울린다. 유노추보에서는 ‘소프트 쉘 크랩 난반즈케’에 곁들여 나온다. 바삭하게 씹히는 소프트 쉘 크랩튀김을 난반즈에 적셔 양파채와 같이 먹는다. 가정에서는 어류, 갑각류 등의 굽거나 튀긴 요리에 곁들인다. 연어를 팬에 구워서 채소와 함께 내면 별미 요리가 된다. 새우튀김 소스로도 훌륭하다. 돌아오는 가을에는 전어 요리에 활용해도 좋다. 그는 “뼈가 부드러운 전어를 통째로 구워서 난반즈에 찍어 먹으면 색다른맛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냉장 보관해서 보름 정도 먹을 수 있다.



유희영 셰프의 How to Cook



● 난반즈



재료-가쓰오부시 1컵, 다시마(2장·사방 15cm), 설탕 200㎖, 식초 300㎖, 진간장 100㎖, 마른 고추 10개, 마늘 4개, 양파 50g, 대파 2뿌리



만드는 법

① 물 1ℓ에 다시마를 넣고 중불로 끓인다.

②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한소끔 식혀 다시마를 건져낸다.

③ 2에 가쓰오부시를 넣고 15분 후 건져낸 다음, 맑은 윗물만 600㎖ 따라 쓴다.

④ 3에 설탕·식초·진간장을 넣고 섞는다.

⑤ 마른 고추는 가위로 잘라 씨를 털어 마늘과 함께 넣는다.

⑥ 양파와 대파는 고추와 같은 크기로 썰어 그릴에 구워 넣는다.

⑦ 냉장고에 하루 숙성시켜 사용한다.



● 소프트 쉘 크랩 난반즈케



재료-소프트 쉘 크랩 2마리, 청경채 1송이, 전분 1컵, 양파 40g,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후추 약간씩, 난반즈 100㎖



만드는 법

① 소프트 쉘 크랩에 마른 전분을 입혀 175℃의 기름에 튀긴다.

② 양파를 얇게 썰어 찬물에 헹궈 매운맛을 제거하고 물기를 빼둔다.

③ 청경채는 반으로 길게 잘라 씻어 물기를 턴다.

④ 팬에 기름을 두르고 청경채와 소금·후추·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⑤ 접시에 난반즈 소스를 담고 볶은 청경채를 중앙에 놓는다. 그 위에 튀긴 소프트 쉘 크랩을 놓고 채 썬 양파를 수북하게 올려 낸다.



<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