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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 평화체제 연동 … 정전협정 → 평화협정 전환도 동시 진행

중앙일보 2012.07.24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선거를 통해 국민적 지지를 받은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역대 새 정부가 남북한이 처한 미묘한 상황, 미국·중국 등의 속내 등을 두루 감안한 전략적 고려 없이 이전 정부의 정책들을 수정·폐기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우리 내부는 분열되고, 남북관계는 대결로 치닫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은 냉소적으로 변했다. 한반도 문제 싱크탱크인 ‘한반도포럼’이 23일 발표한 ‘남북관계 3.0 : 한반도 평화협력 프로세스’라는 리포트는 이렇게 꽉 막힌 상황을 뚫을 대안으로 평가된다.


평화협력 프로세스 뭘 담았나
평화협력 → 남북연합 → 통일국가
3단계 평화통일 로드맵 제시

 이 리포트는 한반도 평화협력 프로세스 가동→남북연합(헌장 채택)→통일국가(통일헌법 채택)라는 3단계 평화통일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중 1단계인 ‘한반도 평화협력 프로세스’의 핵심은 평화협력의 분야를 ▶비핵화·군사 ▶경제협력·인도지원 ▶한반도 평화체제·국제 등 세 개의 축으로 설정한 후 이들이 따로 작동하지 않도록 상호 연동(連動)시켰다는 점이다. 즉 시간상으로는 연동적·단계적이며, 공간상으로는 포괄적·다면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표 참조>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대북정책의 골격은 ‘북한을 지원하면 북한이 긍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제였다. 그러나 평화문제를 소홀히 해 지원을 하고도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 정부는 북한에 대해 ‘원칙 있는’ 대응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강경과 유연을 ‘원칙 없이’ 오갔다. 특히 중국의 북한 지원 당위성을 제대로 못 보고 북한 붕괴라는 비현실적 전제에 매달렸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한반도 평화협력 프로세스는 우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대북 지원을 연동시켰다. 먼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의 핵심이라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 이를 위해 유엔의 제재 체제를 유지토록 했다. 이후 북한의 정치군사적 안보 우려에 대한 해소 없이는 진정한 합의가 나올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정전협정을 한반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평화협정과 비핵화 논의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했다.



 ‘한반도 평화협력 프로세스’의 또 다른 특징은 평화협력의 기반이 조성되는 가운데 남북 간에 기본조약을 체결하는 단계를 설정한 점이다. 이를 위해 남북 당국 간 대화채널을 다시 열어 북한은 천안함·연평도 사태에 적정 수준의 사과를 하는 수순을 밟도록 하고 한국은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 경협을 확대한다.



 남북 기본조약이 체결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평화 프로세스 3개 축이 가동된다. 핵 분야에선 북핵 시설의 폐기가 시작되고, 정상회담이 정례화된다. 대북경협·지원 분야에선 북한 종합개발계획이 입안되고, 국제분야에선 북한의 IMF 가입 등이 이뤄진다. 최종적으로는 북핵이 완전 폐기되고 그 대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북·미, 북·일 수교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가 이뤄진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때까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동북아 안보환경의 변화도 예상된다. 권만학 경희대 교수는 “남북한을 포함한 관련국들이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한다면 평화협력 프로세스는 한반도 평화 통일로 가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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