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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 좋은데 빌려달라”

중앙일보 2012.07.24 01:52 종합 5면 지면보기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 방송합동토론회가 23일 서울 필동 MBN 사옥에서 열렸다. 후보들이 방송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정세균·김정길·김영환·김두관·문재인·손학규·박준영 후보. [김형수 기자]


“문재인 후보에게 묻겠습니다.” 23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TV 합동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이었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김영환·조경태·김정길 후보 7인이 모두 문 후보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사회자가 나서 “너무 한 분에게 (질문이) 집중된다”고 할 정도였다. 경선이 ‘문재인 vs 비(非)문 후보’ 구도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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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율 2, 3위를 다투고 있는 손학규·김두관 후보는 특히 문 후보에게 날 선 모습을 보였다. 손 후보는 문 후보가 최근 ‘노무현 정부 실패론’을 부인한 걸 겨냥해 “그러면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만 실패한 거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실패를) 반성했는데 나머지 사람들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준영 후보도 “참여정부 당시 대북송금 특검, 한나라당과 연정 제의, 분당 등으로 민주당의 대패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선거에 졌다고 실패한 정부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면에서 성취가 있었고 총체적으론 성공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신경전도 펼쳐졌다. 문 후보가 손 후보에게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이 좋은데, 내가 후보로 결정되면 빌려 주겠는가”라며 신경을 건드리자 손 후보는 “별로 그런 일이 없을 듯하다. 내가 후보가 될 테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두관 후보는 “저는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경남에서 8번 출마했지만 문 후보는 (4·11) 총선 전까진 출마 권유를 거절하다 상황이 좋아지니까 나온 거 아니냐”며 “대통령을 모신 분으로서 비극(서거)에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따졌다. 문 후보는 “노 대통령이 인기 좋았을 때는 친노라고 하다 인기가 낮아지니까 돌 던지는 게 기회주의다. 대통령 서거를 놓고 공격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받아넘겼다.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찬성(○)·반대(X)를 물은 뒤 1~2명에게만 이유를 들어보는 시간도 있었다.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지속해야 하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문 후보는 유일하게 ‘기권’을 표하며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했다. 반면 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준영·조경태·김정길 후보는 ○(야권연대 지속)를 표했다. 김영환 후보만 종북 논란과 부정경선을 거론하며 유일하게 X를 택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김영환·김정길 후보는 ○를, 나머지는 X를 들었다. 김영환 후보는 “검찰수사를 통해서도 결백이 밝혀질 수 있다. 당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수사에 응해 당당히 의견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모두 ○를 택했다. 문 후보는 “안 교수가 낸 책을 보니까 거의 출마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보였다. 출마의 뜻이 확고히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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