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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자리 뜨자 검찰 소환되게 하려고…헉!

중앙일보 2012.07.24 01:52 종합 5면 지면보기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운데)와 이용섭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해찬 대표. [김형수 기자]


대법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23일에도 무산됐다.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 지 39일째다. 역대 둘째로 오랜 기간이다. 다음 본회의 예정일인 다음 달 1~2일까지 자동으로 처리가 늦춰지게 된 것을 감안하면 50일 가까이 국회에 머물게 됐다. 다음 달 1~2일에도 처리가 안 되고 7월 국회가 끝나버리면 자칫 기록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최장기 기록은 18대 국회 임기 말의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임명동의안이었다. 두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68일 만에 통과됐었다.

강창희 국회의장 직권상정 안 해 미뤄진 대법관 임명안
박지원 자리 뜨자 … 민주당 최고위서 ‘방탄국회’ 반대론



 당초 새누리당은 2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어 “대법관 후보 4명에 대한 임명동의안만큼은 오늘(23일) 반드시 처리한다”고 별렀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더 이상 당연한 직무를 미루지 말라”며 강창희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강 의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법 절차(직권상정)에 따르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지 편의에 따라 하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권이 직권상정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건 민주당의 완강한 반대 때문이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지난 10~13일 김병화 후보자와 고영한·김신·김창석 후보자 등 4명에 대한 인사청문을 마쳤다. 민주당은 위장전입, 저축은행 비리 연루 의혹 등이 제기된 김병화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을 주장하며 나머지 3명만 표결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동의안 표결 이전의 필수절차인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선 ‘당론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정하지 않고 자유투표에 맡기기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국회 주변에선 김 후보자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기류가 좋지 않은 만큼 표결 시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새누리당은 그런데도 민주당이 표결조차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건 8월에도 ‘방탄국회’를 연장하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자 처리 문제를 지연시켜야 8월에도 국회를 열 명분이 생기고, 그래야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검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검찰에 강제구인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방탄국회를 만들려고 사법부를 반신불수 상태로 계속 끌고 가겠다는 자세는 정말 구태정치”(이한구)라는 말에서 이런 인식을 읽을 수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주장에 “대꾸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8월 임시국회 소집을 놓고 박 원내대표와 그의 장악력 범위 밖에 있는 최고위원회 간에 미묘한 입장차가 노출되고 있다. 20일 박 원내대표가 잠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선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8월 3일 이후 일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난 뒤 8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고 한다. 사실상 박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검찰의 강제구인에 대비해 8월 4일부터 ‘회기 중단 없는 임시회’ 개최를 생각하는 원내대표단과는 거리가 있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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