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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짱다리’, 관절질환 부른다

중앙일보 2012.07.23 03:11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다리가 O자형으로 휜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무릎 안쪽 연골의 손상 여부를 확인한다. [중앙포토]
주부 임미순(가명·50·여·경기도 광주)씨는 2년 전만 해도 몸무게 50㎏의 늘씬한 몸매였다. 하지만 폐경을 맞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살이 조금씩 붙더니 몸무게가 2년 새 70㎏으로 늘었다. 살이 찌자 무릎에 통증을 느꼈다. 운동을 시도했다가 무릎 통증 악화로 중도 포기한 것만도 여러 차례. 다리도 O자형으로 휜 것처럼 보여 치마를 입을 때마다 신경을 쓴다. 정형외과를 찾은 임씨는 ‘무릎 내측 연골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은 “다리 변형과 무릎 통증은 무릎 연골이 손상됐다는 신호”라며 “후천적으로 휜 다리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릎 간격 5㎝ 넘으면 퇴행성관절염 가능성



일명 ‘안짱다리’ ‘O자형 다리’는 다리뼈가 바깥쪽으로 휜 것을 뜻한다. 다리를 모으고 안쪽 복사뼈를 붙여 똑바로 섰을 때 양 무릎이 닿지 않고 떨어진다.



 휜 다리는 각종 관절질환의 원인이 된다. 고용곤 원장은 “다리뼈가 변형되면 골반이 처지고 척추가 굽어 어깨가 결린다”며 “휜 다리를 미관상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휜 다리는 서양인보다 동양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좌식생활·가사노동과 같은 생활습관 때문이다. 좌식생활을 오래 하면 무릎 안쪽에 실리는 하중이 커진다. 대퇴골(허벅지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 있는 무릎 연골 내측에 체중 부하가 집중돼 그 부위가 닳게 된다. 오랜 시간 걸레질이나 손빨래를 하는 것도 무릎을 상하게 한다. 무릎을 꿇고 쪼그려 앉은 자세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특히 50대 폐경기 여성에게서 뚜렷하다. 폐경기 여성은 단백질을 구성, 연골을 강화하는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연골이 약해지고 쉽게 손상된다.



 실제 연세사랑병원이 41~60세 여성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X선 촬영을 실시한 결과 폐경 전 환자는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각도가 평균 5.8도인 것에 반해 폐경 후 여성은 평균 6.9도로 나타났다. 폐경 후 연골 손상이 심해져 다리가 벌어진다는 증거다.



 고용곤 원장은 “똑바로 섰을 때 양 무릎 사이의 간격이 5㎝ 이상이면 O자형 휜 다리”라며 “이는 연골손상으로 인한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로,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상된 연골 재생과 다리 각도 교정 병행을



휜 다리를 동반한 무릎 연골 손상은 한쪽(안쪽)만 비정상적으로 닳는다. 무릎에 실리는 하중이 계속해서 안쪽으로 쏠리기 때문. 충격이 가해질수록 무릎 내측 손상은 가속화된다. 고용곤 원장은 “이때 수술로 휜 다리를 교정하고,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상된 연골을 재생하는 방법은 PRP(혈소판풍부혈장)주사요법과 자가골수 줄기세포치료술이 대표적이다. 무릎 연골 손상 범위가 2㎠ 이내일 경우 PRP주사요법을 시행한다. PRP주사요법은 환자의 혈액 가운데 응집·치유의 역할을 하는 혈소판만을 농축·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세포증식과 성장, 콜라겐 생성, 신생혈관 재생 등을 돕는 효과가 있어 손상된 연골이 강화된다.



 올 초 신의료기술로 인증받은 자가골수 줄기세포치료술은 연골 손상 범위가 2~10㎠로 비교적 클 때 적용한다. 환자의 골수를 채취해 분리 과정을 거친 후 성체줄기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주입한다. 성체줄기세포는 연골세포로 재생돼 손상된 조직을 복원한다. 고용곤 원장은 “절개 없이 관절내시경으로 시술할 수 있어 비교적 간편한 시술”이라며 “연골재생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손상된 연골을 재생해도 다리가 휜 상태면 병은 재발한다. 어긋난 뼈를 교정해 체중이 무릎 안쪽에 집중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때 근위경골 절골술(윗종아리뼈 교정술)을 시행한다. 종아리뼈 윗부분을 절개해 비뚤어진 무릎을 바로잡는다. 예전에는 의사의 눈대중으로 교정했지만 최근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도입돼 정밀하고 정확한 교정이 가능하다. 고용곤 원장은 “50~60대 환자에게도 시행할 수 있는 수술”이라며 “인공관절과 달리 자기관절을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에도 심한 운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경아 기자





휜 다리를 예방하는 생활 수칙



■ 양반다리·쪼그려앉기 등 특정 부위에 하중이 걸리는 자세는 피한다

■ 마라톤·등산 등 무릎에 반복적인 압박을 가하는 운동은 자제

■ 걷기·수영·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운동으로 무릎 주위 근력 강화

■ 관절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연골 손상이 악화되기 전에 즉시 진단·치료

■ 적정 체중 유지. 몸무게 1㎏이 증가하면 무릎에 걸리는 하중은 3~5배 증가



자료: 연세사랑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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