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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먹는 1~2시간 동안에도 세균 급격히 증가

중앙일보 2012.07.23 03:11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냉장고에도 풍수지리가 있다. 생선은 잘 씻어서 냉동실에, 오래 먹을 달걀은 문 쪽 보다 냉장실 안쪽에 보관한다. 여름철엔 식품을 상온에 방치하면 1~2시간 내에도 세균이 급증할 수 있다. [김수정 기자]
대개 주부들은 일주일에 한 번 대형마트에서 장을 본다. 어떤 주부는 냉동식품부터 장바구니에 담는다. 고등어·돼지고기 같은 육류와 어패류를 가장 먼저 고르거나 부피와 무게에 따라 장보는 순서를 정하는 주부도 있다. 장보기를 끝낸 후 식사를 하거나 세탁소에 들르는 사람도 있다. 주부들의 흔한 장보기 패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감시과학팀 이화정 연구관은 “여름철 상온에선 포장된 제품도 시간당 최대 수만 마리의 세균이 증식한다”며 “마구잡이로 장을 보고 냉장고에 보관할 때까지 시간이 지체되면 세균이 식탁에 차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관은 “어린이·노약자·임신부처럼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복통·설사가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식탁을 위한 여름철 식품관리 요령을 정리했다.


여름철 식품 관리 요령
냉장고에도 식품별 ‘명당’이 있다



야채는 깨끗이 씻어 랩·비닐봉투로 밀봉한 후 구입날짜를 적어 보관한다.
달걀은 포장 채로 보관한다.
육류·생선, 여름철 상온에서 3~4시간이면 세균이 1600여만 개



식품에 든 유해균은 20도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37~38도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증식한다. 요즘처럼 온·습도가 높으면 세균 번식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 연구관은 “여름엔 보통 1시간 정도 지나면 세균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런 때는 장 보기에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생선류는 세균 증식 위험이 가장 높다. 생선에 있는 비브리오·대장균 등의 번식 속도는 1시간 뒤 60~70개, 2시간 뒤 4000~5000개, 4시간이 지나면 1600여만 개로 증가한다. 식약청 식생활안전과 최윤주 연구관은 “보통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 수를 100만 개 정도로 보는데, 실온에 3~4시간 방치하면 위험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음은 육류다. 육류에는 리스테리아균과 대장균이 많다. 역시 상온에서 1~2시간 방치하면 세균 수가 50% 이상 증가한다. 신흥대 호텔조리학과 최은정 교수는 “생선·육류 모두 얼음 냉장고, 또는 냉장실에서 꺼낸 1~2시간 뒤에 세균이 배로 는다. 게다가 이들의 불포화지방산도 파괴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포화지방산으로 바뀐다. 신선도가 생명”이라고 말했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냉장이 필요 없는 식품, 과일·채소류, 냉장이 필요한 가공식품, 육류, 어패류 순으로 구입한다. 두부도 상하기 쉬우므로 육류·어패류와 같이 마지막에 담는다. 처음 식품을 바구니에 담아 집 냉장고에 들여놓기까지 1시간 이내로 마친다는 원칙을 둔다. 냉장고에 넣을 때도 순서가 있다. 장을 본 순서 반대로 어패류·육류부터 집어넣는다.



식품별 냉장고 보관 방법 금방 먹을 생선은 냉장실, 오래 둘 육류는 냉동실에 보관. 채소·과일 씻은 후 냉장실에 넣고 해동은 냉장실에서 해야 한다.
조개는 살짝 데쳐 냉동실에, 회는 먹는 동안에도 세균 증식



식품별 냉장고 ‘명당’도 따로 있다. 생선은 금방 먹을 것은 냉장실, 오래 두고 먹을 것은 냉동실에 보관한다. 핏물은 육질을 빨리 상하게 하고, 생선 표면엔 비브리오·대장균이 많으므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씻어서 보관해야 미생물 번식이 적다. 행주로 물기를 닦은 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



 가끔 남은 회로 간장과 청주를 섞은 소스에 절이는 ‘즈케’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회를 먹는 1~2시간 동안 식중독균이 급격히 증가한다. 남은 횟감은 버리든지 100도 이상에서 가열해 섭취한다.



 조개류는 생선류보다 더 잘 상한다. 내장과 껍질 등에 세균이 밀집돼 있다. 조개는 반드시 껍데기를 까고 내장을 제거한 뒤 보관한다. 깐 조개는 살짝이라도 데치거나 술로 쪄서 냉동하면 안전하다. 새우는 머리와 내장을, 오징어는 껍질과 점액질을 제거하고 냉동 보관해야 부패가 적다.



 육류제품은 구입한 날 바로 조리한다. 냉장실엔 반나절 정도 놔둬도 괜찮지만 그 이상 지나면 세균 번식이 우려된다. 오래 두고 사용할 거라면 처음부터 일정 부분 떼어 냉동실에 보관한다. 수분을 잃지 않도록 랩으로 꼭꼭 싸서 보관한다. 특히 다진 고기는 변하기 쉬우므로 냉동보관한다. 빠른 시간에 급속 냉동되도록 최대한 얇게 편 다음 냉동용 지퍼백에 넣어 보관한다.



육류는 냉장실에서 해동해야 세균 번식 막고, 맛도 보존



햄은 냉장고에 넣는다. 사용할 때마다 필요한 분량씩 잘라서 쓰되 자른 단면이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랩으로 단단히 싼다.



 달걀은 으레 문 쪽에 보관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2~3주까지 먹을 경우만 해당한다. 한 달 이상 오래 놓고 먹을 땐 냉장실 위쪽 가장 안쪽에 보관하는 게 맞다.



 채소와 과일은 흙과 이물질을 제거한 후 냉장실 야채칸에 보관한다. 이화정 연구관은 “흙 안에는 O-157을 비롯한 수많은 세균이 붙어있다. 씻지 않고 그대로 넣으면 냉장고 안 다른 식품까지 옮길 수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 보관한다”고 말했다. 잎사귀 야채와 뿌리·줄기 야채는 젖은 종이 등을 이용해 감싼 뒤 그 위를 랩이나 비닐봉투로 밀봉해 보관하면 신선함을 좀 더 오래 유지시킬 수 있다. 신문은 잉크가 묻을 수 있어 좋지 않다.



 국이나 카레 등 국물이 있는 요리는 30분 이내에 빨리 식혀 냉장실에 넣어야 한다. 요즘 같은 날씨엔 상온에 2~3시간만 놔둬도 세균이 급증한다. 냄비째로 얼음물에 담가 식혀 20도 이하가 되면 뚜껑을 덮고 냉장 보관한다.



 해동할 때도 주의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냉장고에서 해동하는 것이다. 고기 조리하기 24시간 전쯤 냉장실로 옮겨 놓으면 균은 번식하지 않으면서 서서히 해동된다. 최은정 교수는 “상온에서 해동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위험하다. 해동 과정에서 대장균이 상당히 증식한다. 고기의 지방도 산패하고 수분 함량도 줄어 맛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냉수 해동도 나쁘지는 않지만 시간이 흐르며 물이 미지근해지기 쉽다. 전자레인지 해동은 양이 적을 때 이용하며, 골고루 익혀야 하므로 절단해서 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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