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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구제금융 신청에 스페인 국채금리 7.3%대로

중앙일보 2012.07.23 00:29 경제 3면 지면보기
스페인 위기의 뇌관에 불이 붙는 걸까. 지난주 말 글로벌 금융시장이 스페인 우려 때문에 일제히 요동쳤다. 스페인 국채 금리는 사상 최고 수준인 7.3%대까지 올랐다. 스페인 주가는 5.8%나 폭락했다. 스페인 위기가 표면화된 이후 하루에 이렇게 많이 떨어진 적이 없었다. 이날 미국과 유럽 주가도 1~2% 정도 하락했다. 스페인과 함께 재정 불량국으로 꼽힌 이탈리아 주가도 이날 4% 남짓 추락했다.


‘스페인 리스크’ 세계경제 또 위협

 세계시장을 요동치게 한 것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주가 중앙정부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이었다. 지방정부 위기는 스페인 위기의 진앙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었다.



 그 바람에 스페인 국채 금리가 뛰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7.267%였다. 1999년 유로화가 탄생한 이후 가장 높다. 이는 스페인이 시장에서 스스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선 뒤 얼마 버티지 못하고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내놨다. 정부는 스페인 경제가 2014년에야 1.2%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전문가들이 예상한 올 2분기 성장률은 -0.9%다.



 지방정부 위기와 실물경제 침체 앞에선 유로존(유로화 사용권)의 구제금융 1000억 유로(약 140조원) 지원 소식도 힘을 잃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낮 스페인 은행권에 이 같은 내용의 구제금융 투입 방침을 최종 승인했었다. 이런 방침에도 금융시장이 동요하자 스페인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발렌시아주 말고도 6개 지방정부가 줄줄이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다”며 “결국엔 중앙정부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선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지방정부 살리기와 긴축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빠졌다. 라호이 총리는 지방정부 구제를 위해 180억 유로짜리 국내 구제금융펀드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오히려 중앙정부 빚만 늘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난 주말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스페인 국채를 팔아치운 까닭이었다.



 스페인 정부는 각 부처의 내년 예산을 12% 줄이는 고강도 긴축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 카를로스 국왕과 펠리페 왕세자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급여를 약 7% 삭감하기로 했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예산장관은 “긴축이 재정적자를 낮출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며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긴축 정책이 이미 성장동력을 상실한 경제에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예산 삭감이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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