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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리아에서 더 이상의 희생 막아야

중앙일보 2012.07.23 00:01 종합 38면 지면보기
시리아 사태가 종말로 치닫고 있다. 주요 도시를 반정부세력이 장악한 데 이어 수도 다마스쿠스 시내에서 반정부군과 친정부군이 일진일퇴의 시가전에 들어갔다. 지난 48년 동안 이 나라를 철권 통치했던 2대 세습 알아사드 정권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다. 튀니지·이집트·리비아의 독재정권 붕괴를 이끌었던 중동 민주화 도미노가 시리아에서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문제는 희생자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로 시작된 시리아 사태는 알아사드 친위부대의 민간인 다량 학살로 이어지면서 사망자가 벌써 1만7000명을 넘었다. 21세기 최대의 반인도적 범죄다. 게다가 상당수가 민간인이다.



 전투가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민간인 추가 희생과 함께 기아와 부상자 방치 등 재앙이 우려된다. 부상자가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부 지역에선 친위부대의 방해로 환자 치료와 후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행히 상당수 국경 관문을 반정부세력이 장악했으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통해 의약품·식량을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리아에서 주민의 추가 희생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미증유의 학살 사태를 해결할 방안을 한시 바삐 내놔야 한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안보리의 시리아 관련 결의안은 러시아와 중국이 무산시켰다. 이 두 나라는 민간인 다량 학살이라는 반인도적 범죄를 방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해결책 마련에 협조해야 한다.



 리비아 사태 때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 붕괴에 기여했던 북태평양조약기구(나토)도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야 한다. 나토는 산유국 리비아에는 개입하고 자원이 없는 시리아의 비극은 방치한다는 인상을 줘선 곤란하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국민이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태를 신속하게 끝낼 최선의 방법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퇴진해 국민과 국제사회의 심판을 받는 일이다. 알아사드는 더 이상 국민을 정권 유지의 제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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