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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가들이 갖고 싶은 책 1위 윌리엄 모리스 『초서 작품집』

중앙선데이 2012.07.22 00:52 280호 16면 지면보기
한국에서는 한 달에 100만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온다. 국내 출판사들이 약 1000종을 내는데 초판을 1000권씩 찍는다고 계산하면 그렇다. 책의 대량 생산·소비시대다. 그러나 100년 전까지만 해도 책은 재산목록에 속하는 귀중품이었다. 지난달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서 문을 연 한길책박물관에는 그런 책들이 모여 있다. 16~19세기 유럽의 아름다운 고서들이다.

 미로·달리 같은 세계적 거장들이 삽화를 그린 성경들이 우선 눈에 띈다. 런던 비르투스 출판사에서 낸 셰익스피어 특별판도 장정이 고풍스럽다. 1802년에 나온 총 5권의 아라비안 나이트, 1797년에 출간된 20권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도 위용을 자랑한다.

 그러나 컬렉션의 핵심은 영국 윌리엄 모리스(1834~96)의 책들이다. ‘아름다운 책’ 운동을 주도한 모리스는 1891년 켐스콧 프레스를 설립하고 온 에너지를 쏟아 53종 66권의 책을 빚어냈다. 새로운 서체를 개발하고 머리글자 장식, 책 테두리 장식을 직접 디자인했다. 200~500부 한정으로 출간된 책들은 부호나 이름난 장서가들도 쉽게 손에 넣을 수 없었다. 한길책박물관은 66권을 모두 소장하고 있다.

 사진은 모리스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초서작품집 중 켄터베리 이야기의 한 장면이다. 영국의 위대한 시인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의 작품을 모은 이 책을 위해 모리스는 초서체를 별도로 개발했다. 당대 최고의 화가 번 존스의 아름다운 삽화도 87점 들어 있다. 애초 300권을 찍기로 했으나 애서가들의 강력한 요구로 400권을 찍었다고 한다.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와 더불어 세계의 장서가들이 갖고 싶어하는 책 1순위로 꼽힌다.
031-949-9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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