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경제민주화’ 공약이 남발된다. 재벌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더없이 높다. 1면을 포함해 4개 면에 대선공약과 관련된 순환출자 해소, 적대적 M&A 방어 등이 다각도로 다뤄졌다. 정치권에선 표를 의식해 경제력 집중을 막으려고 순환출자 금지를 주장한다. 반면 기업은 수십 년 유지해온 성장모델을 순식간에 정치 논리로 규제해 들어오니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런 첨예한 갈등이 예고되는 사안은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측면에서 자주 기사화되는 게 좋을 것 같다.
스페셜 리포트로 다뤄진 온라인 데이트 시장에 대한 기사를 읽고 참 놀라웠다. 이제 연애나 결혼을 카카오톡을 비롯한 온라인 데이트로 한다는 신세대 풍속도에서 소셜미디어가 과연 어느 영역까지 우리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했다.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에서 연애산업이라는 또 다른 경제적 기회가 열린다는 측면에서도 읽을 거리로 충분했다.
경제기사에 대해선 다소 유감이다. 올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다룬 ‘강남 아파트 관리비 연체 딱지… 빚더미에 땡처리 속출’에서도 보여주듯 요즘 신문이나 방송 할 것 없이 경제위기를 강조한다. 꼭 세상이 곧 망할 것처럼 부정적으로만 한국 경제를 조명하는 것 같다. 특히 부동산 기사에서 땡처리, 깡통 아파트, 하우스푸어(house poor) 등 모든 용어가 실로 위협적으로 느껴져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다.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조망하는 기사도 나와줬으면 한다.
미국이 대공황으로 시름에 빠져있을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건 두려움 그 자체”라고 했다. 이 말을 다시 상기하고 싶은 요즘이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강국이다. 한국 경제에 여러 문제는 있지만 우리는 폐허에서 여기까지 발돋움해온 저력이 있음을 잊으면 안 된다.
이상문 SM헤지 대표로 자산운용업에 종사하고 있다. 17년간 증권회사에서 증권영업·투자분석·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