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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힐링캠프' 출연에 민주당 "하필 이때…"

중앙일보 2012.07.21 02:16 종합 3면 지면보기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김문수·안상수·김태호·박근혜·임태희 후보(왼쪽부터)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 국민공감 실천서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이들 후보는 공직선거법 준수, 흑색선전 금지, 선출된 후보에게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하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오종택 기자]


여야 정치권이 ‘안철수 변수’를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랜 침묵을 깨고 책을 통해 대선 출마를 예고하자 대선 정국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여야의 셈법 계산이 부산하다.

안 원장 내주 행보, 당 후보 연설과 겹쳐 … 새누리도 대선 영향 주시



 다음 주부터가 관건이다. 주초인 23일 방송될 SBS-TV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가 서막을 연다. 안 원장은 18일 비밀리에 녹화를 마쳤다. 이 프로는 정치권에선 대선 주자 지지율 상승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 1월 여기에 출연한 이후 6%포인트 이상의 지지율 상승효과를 봤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연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안 원장 측은 또 주중에 저서 『안철수의 생각』 출판 기자간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책에 담지 못했던 생각들을 따로 밝히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던 대로다.



20일 공개된 안철수 원장의 ‘힐링캠프’ 녹화 장면. 23일 방송된다. 오른쪽은 진행자 김제동. [사진 SBS]
 불똥은 당장 민주통합당으로 튈 기세다. 23일부터 시작되는 후보 간 합동연설회·토론회 등 대선 예비경선 일정과 겹치게 돼서다. 이해찬 대표는 20일 측근들에게 “안 원장 책을 보니 급조해 만든 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왜 하필 이 시점에 서둘러 책을 내놨냐’는 불만이다. 박용진 대변인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 경선 과정이 보다 역동적으로 진행되면 안 원장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했다. 안 원장이 나설수록 경선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후보들은 겉으론 반기고 있다. 문 고문은 이날 경남과학기술대를 찾은 자리에서 “그분(안 원장)과 경쟁해야 하지만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뜻은 같이한다”며 “(출마 결심을 했다면) 기쁜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론의 이목이 안 원장 입에만 쏠리면 경선 흥행엔 적신호가 켜질 수밖에 없다”며 “1등인 문 고문도, 문 고문을 쫓는 ‘비(非)문 후보’들도 급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측도 안 원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안 원장이 책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니, 출마를 하셨습니까. 정식으로?”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뭐, 책을 갖고 해석할 수도 없고, 아직 확실하지는 않다. 출마를 하실 생각이 있으시면 국민께 확실하게 밝히셔야 된다”고 덧붙였다. 캠프의 한 실무진은 “이미 다 정리된 사안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 일종의 감상문 같았다”고 말했다.



 박근혜 캠프에선 강온 기류가 교차한다. ‘안 원장을 건드리지 말자’는 쪽과 ‘이참에 검증을 본격화하자’는 쪽으로 갈리는 상황이다. 전자는 안 원장을 때릴수록 안 원장 지지층만 공고하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한 관계자는 “어차피 안 원장 지지층은 실제 표로 연결되지 않는 거품이 적잖다”며 “거품이 꺼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후자는 ‘2002년 이회창의 실패’를 지적한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캠프는 노무현 민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소재를 많이 확보해놓고도 ‘노무현을 때리면 정몽준이 산다’는 공식에 묶여 공격 시점을 놓치는 바람에 실패했다는 시각이다.



양원보·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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