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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암 촘스키가 주목한 한국 경제 ‘국가의 개입’도 성장을 부른다

중앙일보 2012.07.21 00:47 종합 30면 지면보기
경제민주화를 말하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지음

김시경 옮김, 위너스북

304쪽, 1만5000원




요즘 경제민주화 논란이 뜨겁다. ‘경제를 민주화한다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용어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선 상생의 룰을 만들자는 취지라고 하고, 재계에선 경제민주화 발상 자체가 비민주적이라고 반박한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 세계적인 석학·정치인·사회운동가 18명이 경제민주화에 대해 얘기한다. 엄밀히 말해 경제민주화라기보다 시장근본주의(신자유주의) 실패에 대한 비판이다.



 저자가 다양한 만큼 주제도 선진국·후진국간 경제 불균형에서부터 조세피난처·환경 문제까지 광범위하다. 하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 있다. ‘돈인가, 사람인가.’ 필자들은 현 경제 시스템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이들은 경제의 중심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주의는 그 자체로 하나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보다 사회지향적인 회사는 노동자·소비자·공급업체 등 그들이 교류하는 사람을 착취하려 들지 않는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콜롬비아대 교수는 경제에 민주화가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의 역할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에 최초의 금융규제법을 강행 통과시킨 것도 규제의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시장근본주의에 대해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시장의 손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으므로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며 비판한다.



 ‘미국의 양심’이자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노암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 명예교수는 “1950년대 후반 현재의 가나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한국 경제가 국가의 개입과 지도를 바탕으로 서구 경제의 모든 규칙을 깨뜨리고 발전했다”며 국가 주도적 경제성장을 강조한다.



 이밖에 ‘소비지상주의를 종식시켜라(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합법적인 세금 탈루,조세 피난처를 없애라(존 크리스텐슨 경제학자)’ ‘금융상품 매매에 세금(토빈세) 부과하라(피터 스토커 뉴 인터내셔날리스트 전 편집자)’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여러 필자의 생각을 담고 있어서 수미일관한 논지는 찾아보기는 어렵다. 정치와 경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고민을 풀어가는 단초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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