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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비스마르크 리더십 연구하라

중앙일보 2012.07.21 00:05 종합 37면 지면보기
최인겸
연세대 경제학과 1학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7년이나 흐른 뒤인 1962년 드골 프랑스 대통령과 아데나워 독일 총리는 함께 미사에 참석함으로써 양국의 역사적 화해를 선언했다. 올해는 그 50주년 기념식이 프랑스에서 열려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다시 포옹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의 양대 강국으로 대립했다. 현대 유럽 역사에서 양차 세계대전의 도발자는 독일이었다. 세계를 뒤흔들었던 독일호(號)의 설계자는 프로이센의 명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였다. 대한민국 리더십이 바뀌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비스마르크의 리더십은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비스마르크는 전쟁과 외교, 동맹 등 여러 전략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스마트 리더였다. 통일 과정에서는 전쟁도 불사했으나 통일 이후엔 외교와 동맹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에 힘썼다. 그는 천재적인 외교술로 오스트리아·러시아와 삼제동맹을 체결해 프랑스를 고립시켜 ‘비스마르크 체제’라는 외교 프레임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신생 독일제국은 국제적 위협 요소에 구애받지 않고 명실상부한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 내치에서는 지역주의를 타파했으며 사회주의에 맞서 선제적으로 세계 최초의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했다. 이로 인해 독일 내 폭력혁명론이 힘을 잃고 온건파가 득세하면서 독일 사회민주주의가 형성됐다.



 비스마르크 리더십의 교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외교. 최근 동북아는 신(新)냉전이라 불릴 정도로 외교전쟁이 치열하다. 적국들까지 포섭해 프랑스를 고립시켰던 비스마르크처럼 북한을 둘러싼 국가들과 능수능란한 외교를 펼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둘째 교훈은 현실정치다. 비스마르크는 보수 정치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에 대해 적절한 강온 양면책을 구사했고 지역주의를 극복함으로써 갓 태어난 제국을 지켜냈다.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좌파 세력이 존재하고, 지역감정이 엄존한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현실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준다.



 셋째는 일종의 반면교사로서 ‘민주주의와 소통’이다. 그가 실각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주전론자들, 특히 황제와의 갈등이었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그의 뿌리 깊은 비민주적인 사고와 여론에 대한 경시가 있었다. 그의 철저한 ‘현실정치가’적 속성이 독일제국을 반듯이 세우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인기를 잃고 황제에 의해 쫓겨나게 했다. 현 MB 정권도 소통을 게을리해 국가적 낭비를 불러온 경우가 많다.



 입법 리더십을 교체하는 총선은 여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대선은 예측할 수 없는 혼전이 될 공산이 크다. 글로벌 경제위기와 동북아의 긴박한 안보 상황 속에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에게 ‘비스마르크의 리더십’이 의미하는 바는 아주 크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비스마르크를 연구하라고 권하고 싶다.



최인겸 연세대 경제학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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