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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왜곡 ‘동북공정’ 10년 … 지금도 진행중

중앙일보 2012.07.18 00:51 종합 22면 지면보기


1907년 촬영한 만리장성. 최근 만리장성의 총 길이를 대폭 확대하는 중국정부의 발표가 있어 한·중역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 [중앙포토]

20·21일 대구서 학술대회
“고구려·발해는 지방정부” 선전
민족주의 충돌 우려의 목소리도

올해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고구려·발해·부여 등 한반도 북방의 고대사를 중국사의 일부로 편입하는 움직임을 통칭 동북공정이라 부른다. 중국은 2002년 2월 동북공정을 시작해 공식적으로는 2007년 1월 종료했다.



 하지만 동북공정이 끝났다는 데 선뜻 동의하는 한국의 역사학자는 없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기획된 연구 프로젝트가 끝났을 뿐이지, 동북공정이 추구한 목적과 내용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며 계속된다는 것이다. 20~21일 대구 팔공산 온천관광호텔에서 열리는 ‘동북공정 이후 중국의 변강정책과 한국고대사 연구동향’ 학술대회는 동북공정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한국고대사학회(회장 이영호)와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이 공동 주최한다.



 ◆변주되는 동북공정=2012년 6월 중국 국가문물국은 만리장성의 총 길이를 기존의 2배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만리장성 동쪽 끝은 산해관이었다. 중국은 2009년 산해관에서 동쪽으로 약 2500㎞ 떨어진 단둥 지역의 호산산성까지 만리장성에 포함시킨 바 있는데, 이번에 만리장성의 범위를 그보다 훨씬 더 확대한 것이다. 만리장성이 한-중 역사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확대된 만리장성에 고구려와 발해의 산성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중국측에서 정확히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1월엔 중국 관영 CCTV 6부작 다큐멘터리 ‘창바이산(백두산의 중국 명칭)’에서 발해를 당나라 군정기구이자 지방정권으로 묘사한 바 있다. 동북공정은 각종 문화유적과 유물로 확산된다. ‘중국 변강정책의 변화와 동북지역’을 발표할 이천석 영남대 교수는 “동북 3성 지역의 고대사 유적을 관광지로 개발하며 고구려와 발해가 중국의 지방정부라는 도식을 선전·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국 민족주의 충돌=동북공정은 중국 입장에선 내부 단속용일 수 있다. 동북공정에는 역사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낙후한 동북3성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정책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이 현재의 영토에 들어있는 모든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중화민족주의로 다 포괄하겠다는 구상이고, 더욱 우려되는 것은 중화민족주의로 국민적 단결을 모색하는 이 같은 움직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동북공정의 평가와 이해’를 발표할 임기환 서울교대 교수는 “중국의 동북지역 역사 관련 연구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동북공정에서 제시된 방향을 중국 측이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면서 “현재로선 다소 답답하지만 차분하고 정확하게 중국의 움직임과 변화를 주시하면서 두 나라의 민족주의가 과격하게 충돌하는 양상을 막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정 이사장은 “두 나라의 뜨거운 민족 감정을 식히는 작업이 수시로 필요하다”며 “만리장성 확대 문제도 그 실상과 정확한 정보를 양국의 국민들에게 신속하게 알려 불필요한 오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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