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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림픽’ 메달 색깔 바꾸는 첨단 장비

중앙일보 2012.07.18 00:43 종합 24면 지면보기
전쟁터에서는 진화한 무기를 들고 나서는 자가 승리한다. 선사시대 청동기와 철기의 대결이 그랬고, 서부 개척시대 활과 총의 대결이 그랬다. ‘현대 스포츠의 총아’ 올림픽은 첨단 장비의 각축장으로 바뀌고 있다. ‘10-10(금메달 10개-종합 10위 이내)’ 달성을 목표로 런던 올림픽에 나서는 우리 대표팀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작은 차이가 메달의 색깔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 스포츠 테크놀로지의 완결판=축구는 첨단 기술이 가장 치열하게 경쟁하는 종목이다. 기본 장비인 신발과 공이 동반 진화하고 있다. 축구화는 경량화와 정확도 증가가 관건이다. 올림픽팀 주장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신는 아디다스 프레데터 LZ는 공과 자주 접촉하는 부분(앞·발등·양측면·인사이드)을 특수 메모리폼 소재로 만들어 마찰력을 높였다. 운동기록 저장장치인 ‘마이 코치 스피드셀’을 축구화에 부착하면 평균 속도·최대 속도·이동 거리 등 움직임과 관련한 데이터도 알려준다. 신발에서 전자기기로 진화하고도 무게는 225g에 불과하다.



 축구공의 지향점은 완벽한 동그라미(球)다. 런던 올림픽 공인구 ‘앨버트(The Albert)’는 2년 전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와 견줘 한층 동그래졌다. 표면에 미세한 돌기를 넣어 미끄러짐 현상도 줄였다. 한국 대표팀은 런던 출국 전 2주간 앨버트와 친해지며 ‘성격’을 파악했다.



 ◆더 정확히, 적중(的中)을 위하여=사격과 양궁은 과녁 중심을 꿰뚫는 종목이다.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총과 활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됐다.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3·KT)는 10m 공기권총에서 오스트리아산 스테이어의 LP10E를 쓴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사용한 LP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전자 방아쇠가 부착돼 방아쇠를 당길 때의 압력이 일정하게(500g) 유지된다. 원가만 300만원에 달한다. 스테이어사는 금메달 0순위 진종오를 위해 특별판을 제작해 줬다. 금메달을 상징하는 금색으로 영문 이름도 새겼다.



 남자 양궁 개인전과 단체전 석권을 노리는 김법민(21·배재대)도 특별한 활을 쓴다. 손잡이 부분을 알루미늄 대신 신소재인 카본을 썼다. 임동현(26·청주시청), 오진혁(31·현대제철)이 쓰는 알루미늄 핸들(1300g)보다 100g 정도 가볍다. 활을 당긴 후 진동을 더 많이 흡수해 흔들림도 적다.



 ◆자유롭게, 가볍게, 물아일체(物我一體)=선수의 플레이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남자 탁구 주세혁(32·삼성생명)은 러버(라켓에 붙이는 고무)를 최대한 팽창시킨 독특한 형태의 탁구채를 쓴다. 탄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타구의 회전율도 높여준다.



 이용대(24·삼성전기)를 비롯한 배드민턴 대표팀 멤버들은 이번 올림픽부터 빅터(Victor)의 최신형 라켓을 쓴다. 내구성이 강한 티타늄과 탄력이 뛰어난 카본을 활용해 무게를 줄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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