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빨라진 삼성 … 1년 새 5곳 M&A

중앙일보 2012.07.18 00:25 경제 1면 지면보기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영국 CSR, 3600억원에 인수
와이파이 핵심 기술 보유
스마트 기술력 강화 속도전

 삼성전자는 17일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CSR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3억1000만 달러(약 3600억원). CSR(Cambridge Silicon Radio)은 와이파이(무선랜)·블루투스·GPS 같은 기능을 쓰는 데 필요한 연결 칩의 핵심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우남성 사장은 “이번 M&A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벌인 가장 큰 규모”라며 “향후 스마트 기기 무선 연결 분야에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외국 기업을 사들인 것은 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모두 스마트 기기 사업 강화와 관련이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미국의 엠스팟은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의 기술을 응용하면 스마트폰·스마트TV·PC·가전기기처럼 삼성전자가 제조하는 모든 기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다. 지난달에 인수한 영국의 벤처업체 나노라디오는 와이파이 칩셋을 제조한다. 이 부품 역시 휴대전화와 TV·가전기기에 스마트 기능을 넣을 때 사용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와 TV를 중심으로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M&A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CSR의 인수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삼성전자는 M&A와 악연이 깊다. 95년 2월 당시 세계 PC업계 점유율 6위였던 미국의 AST리서치를 3억7500만 달러(약 44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인수한 회사와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해 인력 이탈이 생겼고, 결국 미국 PC시장 철수라는 ‘쓴맛’을 봤다. 이후 삼성전자는 주목할 만한 ‘빅딜’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삼성전자가 인수한 기업은 연간 1~2곳 정도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M&A를 기피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온 건 지난해 8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부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이 소식을 보고받고 당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에게 M&A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 회장은 “정보기술(IT) 파워가 삼성 같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수합병도 강화해 필요한 인력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실제 구글은 삼성과 달리 적극적인 M&A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02개 기업을 인수했다. 단말기부터 소프트웨어·반도체 까지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차세대 사업을 준비하는 일을 M&A를 통해 해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스마트 분야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모여야 더 큰 경쟁력을 갖는다. 삼성전자도 M&A 시장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