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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지도부 권력 누릴 때 가족들은 ‘돈맥’ 장악

중앙일보 2012.07.13 01:33 종합 16면 지면보기
중국의 전·현직 국가지도부 가족들이 기업 요직을 차지하는 방법 등으로 대규모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홍콩의 시사지 명경월간(明境月刊) 등 보도에 따르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8명의 가족이 국가 독점기업의 요직을 맡는 등의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다. 반면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가족은 기업의 요직을 맡고 있음에도 동료들로부터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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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 서열 1위인 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은 국영 보안장비회사 누크테크의 사장을 맡아 중국 보안장비시장의 90%를 장악하는 등 독자적 위치를 확보했다. 현재는 누크테크 등 21개사의 지주회사 칭화홀딩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의 회사는 유럽연합(EU)과 나미비아,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불공정 거래 혐의를 받기도 했다. 딸 후하이칭(胡海淸)은 중국 대표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 최고경영자(CEO) 대니얼 마오의 부인이다. 2003년 기준 마오의 재산은 3500만~6000만 달러로 추산됐다. 후 주석의 다른 친인척도 철강, 자산운용, 여행사 등 많은 사업에 관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열 2위인 우 상무위원장은 형 우방제(吳邦杰)와 동생 우방성(吳邦勝)이 각각 대형투자회사인 상하이카이완 회장과 부동산기업 상하이진샤의 대표다. 이들 형제는 상하이에서 금융과 에너지, 부동산 등과 관련해 여러 기업의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우 위원장의 사위 펑사오둥(馮紹東)은 중국광둥핵산업투자회사 대표다.



 평소 친서민 이미지가 강한 원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도 아시아 최대 위성통신사인 중국위성통신그룹 회장이고 부인 장페이리(張培莉)는 국가보석훈련센터장, 보석거래협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중국 보석시장의 최대 실세로 알려져 있다.



 또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정치협상회의 주석의 부인은 2000년 중국 최대 밀수 사건으로 알려진 ‘위안화 그룹’ 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자 주석과 부인은 이후 이혼했다. 그의 아들과 사위는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서열 5위로 중국 미디어를 관장하는 리창춘(李長春) 상무위원은 딸 리퉁과 아들 리후이디가 각각 중국은행의 해외 미디어투자 담당 대표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의 부사장이다. 서열 6위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 가족들의 재산 총액은 4억 달러(약 4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큰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는 시가 17억 달러 상당의 중국 희토류 관련 기업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서열 8위 허궈창(賀國强) 상무위원은 동생 허시창(賀錫强)이 대형 국유기업 중국남방전력회사의 부대표이고 서열 9위인 저우융캉(周永康) 정법위 서기는 아들 저우빈(周斌)이 중국 석유산업의 실세로 각종 거래에 개입한 의혹을 받았다.



전직 지도부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아들 장몐헝(江綿恒)은 중국과학원 부원장이면서 상하이 연합투자 대표를 맡고 있고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은 국영기업인 중국전력국제유한공사 회장이다. FT는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도 이 같은 구조를 이용해 사업 인허가 등을 얻기 위해 유명 가문 자제 채용에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권력형 부패 척결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경제성장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공산당은 2006년 이후 전체 회의 때마다 고위 당원의 재산 공개를 논의해 왔으나 매번 “때가 되지 않았다”며 공개를 미뤄왔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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