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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보세요, 진짜 광대 다섯이 놀아볼게요

중앙일보 2012.07.13 00:46 종합 27면 지면보기
대학로 1인극 달인들이 뭉쳤다. 왼쪽부터 장두이, 박리디아, 이원승씨. ‘남이섬 원맨쇼 축제’의 또 다른 출연자인 구기환·유명상씨는 현재 해외 공연 중이라 인터뷰에 함께 하지 못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장두이(60)·이원승(52) 등 대학로에서 1인극이라면 한 실력 한다는 다섯 명이 뭉쳤다. 근데 공연장이 의외다.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이란다. 이름하여 ‘남이섬 원맨쇼 축제’다. 남보원·백남봉…, 원맨쇼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남이섬 원맨쇼 축제, 오늘부터 8월 5일까지

 서울 한복판에서 1인극을 한다 해도 “장사 되겠어”란 말이 나올 법 한데, 어찌 서울 외곽 저 멀리까지 간단 말인가. 게다가 쿵짝쿵짝 요란한 콘서트도 아니고, 눈길 확 끄는 묘기도 아니다. 조금씩 예술성을 갖춘 공연물이란다. 무모한 짓 아니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허허벌판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살아 남는 게 진짜 광대 아닌가.”.



 -왜 굳이 남이섬인가.



 ▶이원승=피자집을 남이섬에서 한다. 그래서 자주 간다. 갈 때마다 좋다는 걸 실감한다. 작년에 230여만 명의 관광객이 남이섬을 찾았다. 서울 인근 지역 중 가장 인기 있는 장소다. 즐길 거리도, 볼거리도, 먹을 거리도 많은데 문화적 향기를 내는 건 별로 없다. 그래서 한번 도전해 봤다.



 -1인극, 어쩐지 좀 낡지 않았나.



 ▶장두이=우리가 잘 하는 게 그거니깐. (웃음) 어차피 남이섬 공연은 야외 무대가 주 무대다. 야외는 어쩔 수 없이 목적성을 가진 관객보단 그저 지나가다 들르는 사람이 많을 게다. 그들을 붙잡기 위해선 순발력이 강해야 하지 않겠는가. 즉흥성에 가장 적합한 게 1인극이다. 물론 사전 준비 과정은 치밀하지만, 정작 무대 위에선 실컷 놀아볼 참이다.



 -공연마다 색깔이 다르겠다.



 ▶이원승=올해가 개그맨 데뷔 30년이다. 그 얘기를 하고 싶었다. 소리를 내서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잡은 뒤, 게임을 해서 자리에 앉게 하고는 그 다음부터 내 얘기를 풀어낼 요량이다. 솔직함과 진정성이 있어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겠는가. 물론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빠질 순 없다. 관객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역할 놀이도 있고, 돌발 상황에 대비한 여러 시나리오도 준비 중이다. 27, 28일 자유무대에서 한다.



 ▶장두이=축제의 첫 스타트를 끊는다. 13일과 14일 남이섬 노래박물관 소극장에서다. 프란츠 카프카 원작이다. 아프리카 밀림에서 잡혀와 서커스 스타가 된 원숭이 빨간 피터 얘기다. 억압적 현실에 순응하는 것을 자유라 착각하는 현대인에 대한 풍자다. 고(故) 추송웅 선배가 해서 유명한 ‘빨간 피터의 고백’에 장두이만의 색깔을 입혔다. 이미 해외 무대에서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는, 뮤지컬 드라마 콘서트 형식이다.



 ▶박리디아=너무 쇼적인 것만 하기 보단 다양한 레퍼토리가 필요할 것 같아 나는 정극을 한다. 20일과 21일, 노래박물관 소극장에서 ‘전화 잘 못 걸렸습니다’란 제목이다. 스릴러 형식의 미스터리물이다. 손에 땀이 날 것이다. 여름철 납량특집으로 오싹함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그밖에 구기환씨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 신체극을 한다. 바디 페인팅, 마스크 등을 활용한다. 유명상씨는 변방연극제에서 많이 활동했다. 예수를 배신하기 직전의 베드로가 주인공이다.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 번에 끝나는 이벤트인가.



 ▶박리디아=남이섬은 천혜의 환경이다. 물과 식물, 동물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이 공간에 스토리텔링이 가미돼야 더욱 빛이 나지 않을까 싶다. 자라섬에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듯, 우린 남이섬을 퍼포먼스의 메카로 만들 계획이다. 모든 공연은 무료다. 내년엔 설치 미술, 거리 공연 등을 가미시켜 더 풍성한 무대로 꾸미고 싶다. 공연 문의. 031-580-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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